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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녀함께 야외수업, 가평 '두밀리자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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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녀함께 야외수업, 가평 '두밀리자연학교'

입력
200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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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두밀리 자연학교’를 운영하는 채규철(63)씨의 별명은 ‘ET할아버지’다.심하게 얽은 얼굴이 외계인을 닮은데다 ‘이미 타 버린 사람’이란 뜻으로 아이들이 붙여 준 별명이다. 덴마크로 유학을 다녀온 뒤 농촌운동을 펴던 그가 심한 화상을 입게 된 것은 1968년 교통사고 때문. 33세의 전도유망한 청년이었을 때의 일이다.

대수술과 오랜 병상생활에서 그가 잃지 않았던 것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감사. 기업체 사회단체 등에서 인기강사로 활동하던 그가 86년 ‘두밀리 자연학교’를 세운 것도 아이들에게 자연의 생명력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경기 가평군 가평읍 두밀리에 세워진 ‘두밀리 자연학교’는 5월에서 9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부모와 자녀가 함께 교실 밖 수업을 하는 계절학교. 아이들이 농부가 되어 옥수수 고구마를 기르고 산과 강에서 자연생태를 배운다. 밤이면 반딧불교실, 별자리관찰수업이 열린다.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고 밤이면 귀신놀이, 이웃 과수원에 서리가는 것이 놀이가 된다.

도시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이 곳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가평까지 오기 위해 처음으로 기차를 탔다는 아이, 콘도보다 훨씬 좋다는 아이, 처음으로 밥을 지으면서 재미있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아이들은 도깨비같은 그의 모습에 처음에는 질겁하지만 금새 졸졸 따라다닌다. 아쉬운 게 많아서다. “ET할아버지 이 꽃 이름은 뭐예요?”“고기잡을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의 손을 잡아끌고 흉한 뺨에 뽀뽀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립심과 더불어 사는 기술만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유창희(의왕시 생태학교 교장) 박용철(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박평용(가평초등학교 교사)씨 등이 지도하는 자연수업은 백과사전보다 더 소중하고 생생한 지식들이다.

채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태리의 디자인 학교가 시골 한구석에 있다. 자연의 색깔 동식물의 모양이 바로 귀중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갯벌학교 벌꿀학교와 같이 열린학교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학교는 매월 첫째 둘째 주말에는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세째 주말에는 가족자연학교, 네째 주말에는 연극놀이학교를 실시한. 참가인원은 20가족이내. 참가비는 1인당 2만원이다. (02)423-6673 /김동선기자 dongsun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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