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인모임 대표 채윤희“유인택 대표가 그러더군요. 왜 남녀 차별 하냐고. 그런 건 아니구요. 남성 중심의 영화계에 최근 10년간 여성 인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이제 이 인력들이 좀 더 바람직하게 일할 수 있는 방향을 한 번 만들어 보자, 그리고 유능한 인력을 발굴해 현장에 더 투입할 기회를 주자, 이런 뜻에서 발족한 겁니다.”
19일 출범한 ‘여성영화인모임(대표 채윤희)’. 채대표는 ‘여성…’식의 단체에 대한 거부감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남성 중심의 영화계에서 오히려 이런 모임을 곱잖게 보는 분위기가 생길까하는 우려에서다. 여성인력이 늘어났지만 아직은 이들이 소수그룹에 불과하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영화계에 활동하고 있는 여성인력은 제작 기획 마케팅 분야에서 500여명. 모임의 회원은 220여명이다.
홍보 마케팅 부분에 상당수의 인력이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적잖은 숫자. 채대표는 “영화 사운드 같은 후반 작업은 예민한 감각을 가진 여성들이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분야”라며 앞으로 제작 파트에 더 많은 인력이 포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미희, 오정완 같은 여성 기획자들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모두 10여년을 준비하고 기다려온 사람들”이라며 ‘화려한 성공신화’보다는 직업인으로서의 성실한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민화(사운드 엔지니어), 김윤희·성동민(촬영부) 옹경애, 김은미(조명)같은 다양한 직종에 눈을 돌릴 것을 권한다.
6월부터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연출자, 촬영·조명, 편집, 디지털 영화 등을 주제로 현장 인력 중심의 워크숍을 마련할 계획. 또 6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여성인력 은행을 만들어 여성인력의 인적 사항을 데이터 베이스화한다.
12월에는 디지털 영화발표회 및 시나리오 쇼케이스를 마련하고, 한국 여성영화인 회고전을 통해 박남옥(미망인), 최은희(민며느리), 홍은원(여판사)등 장편상업영화감독, 한국영화 사상 단 두명 뿐인 촬영기사 김문자(국립영화제작소 촬영기사), 김윤희(연풍연가 촬영감독)씨, 편집기사인 김영희 양성란 이경자 박곡지씨 등의 작업을 살펴볼 기회를 마련한다.
채윤희씨는 1994년 영화홍보사 ‘올 댓 시네마’를 설립, 주먹구구식 영화홍보에 처음으로 ‘마케팅’개념을 도입한 영화 홍보계의 실력자. “홍보를 제작을 위한 거쳐가는 단계로 전락시키고 싶지 않다”는 그. 홍보 마케팅 분야에서 큰 일을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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