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는데 주형이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하는 말. “엄마 찌찌는 왜 이렇게 커?’“뭐라고?”“나랑 지인이 찌찌는 쪼그만데 엄마는…?”놀래서 내 눈이 커진 것을 보고는 목소리가 작아진다. 나는 당당하게 “응. 엄마는 여자어른이라서 그래.”라고 대답했다.
“지인이는?”“지인이도 여잔데 어린이라서 찌찌가 작은 거고 지인이도 엄마처럼 커지면 찌찌도 커진단다.”“그럼 찌찌옷도 입어?”“응. 안 하면 창피하니까…. 너는 남자니까 어른이 되면 수염도 막 난다. 겨드랑이에 털도 나고…. 우리 주형이 그렇게 크면 어떨까?”“그럼 아빠처럼 면도도 해야겠네.”
점점 성에 관한 관심이 생기나 보다. 되도록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실 을 얘기해 주기로 했다.
어느날 외출을 준비하는데 내가 화장을 하고 있으니까 주형이가 화장품을 만지고 싶은 눈치였다. 그래서 “너는 참 좋겠다. 화장도 안하고 세수만 하면 금방 나갈 수 있으니까 좋겠다.”“남자도 면도해야 해.”“그래도 면도는 금방 끝나잖아. 여자는 이 화장 지우느라고 또 고생해야 돼. 너 화장 해볼래?”“엄마, 아니야. 난 남자라서 화장 안 해. 나중에 크면 면도할 거야. 아빠처럼…”
주형이는 아기가 어떻게 생기느냐는 문제보다 어떻게 그 안에서 살 수 있는지를 더 궁금해했다. 그리고 배안에 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인지를 의심스러워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임신을 했는데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어서 점점 배가 불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막달이 되자 주형이는 그렇게 커다란 배는 처음 봤다며 놀랬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렸을 때 우리 집에 놀러와서 밥을 맛있게 드시는 작은 엄마의 부른 배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고는 “작은 엄마. 그만 드세요. 배가 터질 것 같애”하고 말렸었는데. 그 다음 갓난 애기를 낳은 지 한 달 되는 날 데려갔더니 이모배와 아기를 번갈아 보더니 “엄마, 정말로 이모 배 안에 아기가 있었어? 근데 너무 커져서 아기가 나온 거야? 그래서 이모 배가 작아진 거야?” 질문이 더 많아졌다.
/김숙경·육아정보지‘보금자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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