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전세계를 상대로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알리던 제임스 루빈 국무부 대변인 후임으로 27일 신임 대변인에 임명된 리처드 바우처(48) 전 키프로스 주재 대사는 “대변인이 특기”인 인물이다.제임스 베이커, 로런스 이글버거, 워런 크리스토퍼 등 3명의 국무장관 아래서 대변인으로 활약한 바 있는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걸프전에 이르는 굵직한 사건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던 역전노장이다.
특히 마이크 매커리 전 백악관 대변인이 백악관으로 옮기기 전 국무부 대변인실에 근무할 당시 바우처가 언론에 브리핑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국방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친이 두차례 근무한 바 있는 프랑스와 메릴랜드주의 베데스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터프츠 대학에서 영문학 및 불문학을 공부했으며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대학 졸업 후 평화봉사단 요원으로 자원해 세네갈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미 국제개발처(USAID)의 계약직원으로 기니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평화봉사단 활동 등을 통해 모은 돈으로 미들베리 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한 후 대만에 유학했다.
중국어, 불어, 독어 등 3개 외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지난 1977년 국무부에 들어가 첫 보직인 중국 남부도시 광둥(廣東) 주재 영사로 근무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중국의 개혁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약 10년간 아시아 관련 업무에 종사하던 그는 1993-96년 키프로스 주재 대사를 역임하는 등 유럽에서도 활동했으며 그때 처음으로 당시 유엔주재 대사였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만났다. 그는 네번째 대변인을 받으면서 “지금은 종전보다 문제들이 약간 더 복잡해졌다”면서“장관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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