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진주를 찾아라. 투자 적기다’최근 벤처기업들의 가치가 폭락하자 삼성, 현대, 코오롱등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인터넷·정보통신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닷컴(.com)자만 붙이면 수백억 번다’는 말이 횡행할 만큼 벤처기업들의 기대심리가 커 투자에 애로를 겪었으나 최근에는 투자유치를 원하는 각 기업들이 미리 기업가치를 절반 이상 낮춰오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코오롱그룹 벤처팀, 제일제당 디스커버리팀, 한일그룹 벤처팀, 산은캐피탈, 한미창투등이 공격적으로 벤처 진주 찾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 골든게이트팀의 관계자는 “인터넷 컨텐츠회사인 A회사에 투자하려 했는데 3월말까지만 해도 액면가의 40배에 주식을 사가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매입을 미뤄왔는데 최근 10배만 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있는 정보통신 벤처기업과 인터넷기업을 집중 매입하는 한편 쇼핑몰까지 운영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9월께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나스닥에 상장해 얻게 되는 자금을 추가 벤처투자에 활용키로 했다.
올들어 1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현대종합상사도 6월말까지 10여개, 연말까지 30여개의 벤처기업에 추가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 아래 30여개 벤처기업들과 지분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벤처기업 거품이 많이 빠지면서 협상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무한기술투자는 최근 현대중공업, 메디슨등과 함께 2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 통신망부품 핵심기술과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 위성관련 기술보유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한편 한국기술금융(KTB) 한국기술투자(KTIC) 미래에셋증권등 그동안 벤처기업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투자기관들은 보수적 자세로 돌아섰다.
이들은 그동안 ‘미래 성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대부분 벤처기업측의 요구대로 파격적인 조건에 대해 상당부분 응해왔으나 이미 거품이 많이 빠져 추가 투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따라 투자기관들은 인터넷기업의 경우 성장성보다는 당장 수익을 내는 ‘수익모델’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분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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