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구조조정과 함께 증시침체의 가장 큰 요인은 수급 문제다. 긴 어둠의 터널을 걸어온 투자자의 입장에서 5월의 수급문제는 700선 붕괴를 앞둔 현재 빠져야하는지 다시 들어가야 하는지를 가늠해야하는 주요한 잣대일 수 밖에 없다.E미래에셋증권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5월 수급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5월 공급물량은 12조3,709억원으로 4월의 8조7,855억원보다 무려 4조원 가까이 많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물론 거래소는 증자물량이 4월의 3,233억원과 비슷한 3,633억원. 신규상장이 없고 증자물량도 많지 않아 4월과 마찬가지로 물량압박자체는 크지 않다.
코스닥은 우려했던 대로 상황이 심각하다. 코스닥은 신규등록 6조4,729억원, 무상증자 6,421억원, 유상증자 1조3,031억원, 전환사채 전환가능도래분 1,258억원 등 공급물량이 8조5,439억원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량압박이 심각했던 4월 풀린 물량이 3조9,388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특히 신규등록물량은 4월 2조6,428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5월 6조원대로 늘어 그동안 문제의 핵심이었던 증자물량을 제치고 최대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4월보다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분 2조9,351억원, 6월 결산인 펀드의 주식매도가 미리 시작됨을 감안한 뮤추얼펀드 만기분 5,286억원도 풀리는 물량으로 잡힌다.
이같은 막대한 물량을 수요측면에서 흡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E미래에셋증권의 결론이다. 주체별로 따져 보면 투신은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은행 외국인 대 개인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하나둘 구체화하고 있고 외국증권사들이 한국투자비중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를 받치는 핵심세력인 투신과 외국인에게 역할을 기대하기는 난망한 상황. 여기에 4월중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조3,377억원과 6,967억원을 매수해 기관들의 물량을 받아왔던 개인도 외국인과 기관의 불투명한 태도로 인해 태도변화의 가능성이 높다.
안선영 스트라테지스트는 “수급상황을 따져보면 코스닥은 현재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고 거래소는 640선을 저점으로 회생가능할 전망”이라며 “코스닥에서 매수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은 지금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수급상황만으로 짚어본 5월은 투자자들에게 생존을 위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열기자 desper@hk.co.kr
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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