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가 닷컴(.com)주의 거품론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급등락을 거듭하며 유럽 및 아시아 증시가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초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데이트레이더’들의 움직임도 무척 활발해지고 있다.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단기투자자들의 더욱 대담해진 투자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 경향은 유럽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탐욕이 두려움을 제압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데이트레이딩 회사를 운영하는 로날드 쉐어가 한 예다. 그는 ‘피의 금요일’(14일) 다음장인 지난 19일 주가가 반등하며 ‘블랙 먼데이’우려가 가시자 최근 12일간 50%이상 폭락한 주식을 추리기 시작했다.
이중 경영실적 악화 등 악재가 작용한 주식을 제외한 뒤 7-8개를 선별, 곧바로 500-1,000주씩 사들였다. 쉐어는 이튿날 해당 주식이 급등하자 높은 가격에 차례로 매도해 종목당 10~20%의 차익을 남겼다.
이는 저점에 사서 일정 정도 상승하면 팔아 치우는 단타전략의 일반적인 사례로,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가 늘면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시장의 영향력도 커져 증시의 출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파이낸셜 타임스의 분석이다.
뉴욕 증시와 개장시간이 1-2시간 겹치는 런던·프랑크푸르트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런던에서는 주가가 오전장에 폭락하더라도 오후 2시30분 대서양 건너 뉴욕 증시가 상승하면 낙폭이 큰 주식에 대한 매수물량이 쏟아진다.
물론 그 직전에는 뉴욕시장을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거래가 한산해지곤 한다. 프랑스의 한 데이트레이더는 “요즘처럼 재미있는 때가 없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주식을 내다파는 ‘겁먹은’ 투자자들이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챙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급등락이 단기투자자들에게 호재로 활용되면서 또 다른 급등락을 촉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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