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TV의 본격적인 성담론 시도는 성공할 것인가? SBS는 최근 개편한 봄철 프로그램에 ‘아름다운 성’(토요일 오후 11시 50분)을 신설했다. 22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이 프로그램은 SBS 사내 심의팀의 자체 방송보류 결정으로 한차례 불방된 뒤 29일 방송된다.SBS 제작진은 26일 방송기자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어 프로그램 반응을 살폈다. 이날 공개된 ‘아름다운 성’은 박철 표인봉 구성애의 진행으로 ‘횟수의 진실’이라는 주제에 대해 기자, 벤처기업 직원, 시나리오작가 등 30대 남성 전문직 종사자 5명이 나와 부부관계 횟수, 섹스 장애요인, 섹스에 대한 입장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출연자들은 편안한 대화 방식으로 월 0.5회에서 15회까지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 횟수를 거침없이 말했다. “신혼 2주치가 요새 1년치이다” “부부관계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아이이고 막상 어린 아이에게 들켰을 때 레슬링하는 포즈를 취한다” “아내가 검은 속옷을 입으면 성욕을 느낀다” 등등 솔직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이어 직장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부부관계 횟수 조사, 전문기관이 조사한 한국인의 부부관계 횟수, 횟수에 관한 잘못된 통념 등을 통계자료를 통해 제시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 전달에 주력했다. 또 대화 장면을 같은 연령층의 여성들에게 보여준 다음 부부관계에 대한 여성들의 입장도 전달했다. 성전문가 구성애씨의 ‘LOVE 칼럼’으로 프로그램은 끝났다.
프로그램을 시청한 전문가들은 차분하고 진지하게 성문제를 접근한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청소년 시청층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진행자인 박철 표인봉이 성문제를 희화화하는 코멘트를 한 것과, 특정 계층만이 출연한 것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제작진은 19세 이하 시청불가 표시와 함께 매회 청소년단체 여성단체 등이 참여하는 시사회를 열어 문제점을 개선키로 하는 등 매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박정훈 PD가 말하는 제작의도는 “성욕 등 어른의 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을 문화적으로 접근해 왜곡된 20-40대의 성문화를 바로잡고 싶다”는 것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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