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끼고 있는 상암지구 200만평에 밀레니엄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서울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한동안 뜸했던 탓도 있지만, 도심에서 가깝고 2002 월드컵 주경기장이 들어설 곳이어서 더욱 주목하게 된다.
사업내용도 주거시설 공급 위주가 아니라, 첨단 디지털·미디어산업 기지와 환경친화적 주거시설에 널찍한 공원시설이 어우러지는 이상적인 신도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21세기 도시개발의 방향제시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도심 10㎞권에 4대문안과 맞먹는 면적의 신도시가 생긴다는 것도 꿈같은 일이고, 정보통신 인프라가 완비된 직주근접의 쾌적한 신도시가 된다니 디지털 시대 도시생활의 모델로서도 주목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난지도가 안고 있는 특수성에서 오는 몇가지 불안 때문에 사업을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숨길 수 없다. 우선 그 거대한 쓰레기산이 내뿜는 가스와 침출수로 인한 환경과 안전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15년간 1억2,000만톤의 쓰레기를 매립한 이 곳에서는 지금도 많은 가스와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수년간 꼭대기에 여러 개의 파이프를 박아 가스분출을 촉진시키고 침출수를 따로 모아 처리하는 안정화 사업을 해왔으나, 그것으로 충분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018년까지는 자연 생태공원으로만 이용하고, 개발사업은 정부수립 100주년인 2048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던 서울시의 당초계획도 이런 문제에 대한 고려 때문이었다.
두번째는 교통문제다. 7,200세대 3만여명이 정주하고 주간 이동인구 30만-40만명이 활동할 신도시를 계획하면서 도심 또는 인근지역과의 소통문제를 소홀히 한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일산 신도시 개발 이후 이 지역 주변도로는 상습 정체구간이 되었다.
인천신공항 철도와 지하철 6호선 개통이 멀지 않다고 하지만 지역 교통과는 크게 연관이 없는 시설들이다.
무엇보다 의아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후세를 위한 유보지로 꼽혀오던 난지도 개발을 앞당기면서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열린 절차가 생략된 점이다. 어디서나 쓰레기 매립지는 쾌적한 공원으로 꾸며 무절제한 소비행위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환경교육장이 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개발을 하더라도 주거면적을 최소화하고, 골프장같은 환경 유해시설보다는 서민대중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국민체육 시설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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