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돌끼리 한번 부딪쳐 보자구” 성미급한 누군가가 회의실에서 고개를 내밀고 사람들을 재촉한다. 저녁식사 후, 잠깐 동안의 달콤한 휴식을 아쉽게 마감하며 팀원들이 하나 둘 회의실로 들어서면 이른바 브레인 스토밍이라는 아이디어 회의가 시작된다.이미 퇴근 시간은 지났으니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이 날지도 모르는 흥미진진한 게임….
브레인 스토밍은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자유로운 발상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팀플레이로서 혼자 힘으로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생각해내기 어려운 기발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데 목적이 있다. 누군가가 뜬금없이 한소리 하고, 다른 누군가가 ‘거 말되네’하고 장단을 맞추고, 또 다른 누군가가 한 술 더 뜨면, 어느 순간 ‘이거다’하는 불꽃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옮겨붙는 것이다.
그 불꽃의 진원지는 팀장이라는 권위도, PD니 디자이너니 카피라이터니 하는 직종간의 전문적인 구별도, 남녀간의 고정관념도 아니다. 세상사를 운동에 비유하는 사람, 드라마를 줄줄 꿰고 있는 사람, 관찰력이 뛰어난 한사람 한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구세대가 유행에 더 민감할 수도, 남자가 더 섬세하고 아기자기할 수도 있다. 자유롭고 분방하게, 생각과 개성이 다른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서로를 열린 마음으로 존중하고 인정해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생각이 다르면 다를수록, 개성이 다르면 다를수록 아이디어는 독특해지고 새로워질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더욱 더 발전시켜 줄 수 있는 것, 이것은 비단 아이디어만을 위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세대니 성별이니 하는 틀에 박힌 잣대로 서로를 막연히 구분하기 보다는 오히려 한사람 한사람의 ‘다름’을 개성껏 키워줄 수 있는 분위기, 그것이 회의실 문 밖을 나서면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브레인 스토밍인지도 모른다.
/유수영·LG애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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