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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송군락지 화몰, 보존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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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송군락지 화몰, 보존대책 시급

입력
200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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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산불로 두타산 일대 등 적송(赤松)군락지에서 수만그루가 불타고 5-10년생 어린 나무마저 재로 변해 보존대책이 시급하다.적송은 붉고 고고한 자태와 강건한 재질 때문에 궁궐목재로 사용되던 최고의 소나무. 해발 500-600m이상의 고지대에 토양과 기후가 맞아야만 자란다. 강릉시 사천면, 삼척시 원덕읍, 경북 울진군 등지의 백두대간 줄기가 주산지인데 공교롭게 모두 산불피해지역이다.

26일 삼척시 원덕읍 미로면 두타산(해발1,353m) 피해현장. 전날 내린 비로 안개가 자욱했지만 검게 변해버린 적송줄기가 눈에 확연했다. 미로리에서 올라온 산불이 8부능선까지 타오르며 수령 100-150년된 적송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10-15m크기로 뻗은 적송들은 아랫부분만 탔지만 이미 생명이 끝났다. 산불은 중심화력이 1,300도이고, 연기도 300도나 되기 때문에 불길이 닿았던 나무는 펄프용재나 화목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날 현장을 찾은 대한적십자사 전국자연보호봉사단 산악팀장인 박영길(49)씨는 “지표면에 남은 것이라고는 숯과 재밖에 없는 데도 적송은 단단해 형체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산등성이에서 난다하여 강송(岡松), 일제시대 경북 봉화군 춘양으로 집하됐다해서 춘양(春陽)목으로도 불리는 적송은 가격이 일반 소나무의 10배가 넘지만 그나마 수량이 적어 구하기가 힘들다. 90년 청와대 대통령관저 신축, 91년 경복궁 복원공사 때도 꼭 필요한 데만 썼다.

두 공사의 도편수인 신응수(60)씨는 “적송은 나이테가 좁고 색깔이 고우며 아무리 얇아도 뒤틀림이 없다. 대가집은 기둥, 없는 집들은 문설주라도 적송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삼척=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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