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채용문의가 쏟아져요.”25일 프랑스 르노의 삼성차 매각이 확정되자 관련 회사에 기술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전화와 E-메일이 폭주, 국내 자동차업계에 거센 인력이동 바람이 불 전망이다.
르노가 당초 발표한 계획대로 SM5를 연간 5만대 규모로 생산하려면 당장 올해 2,000-3,000명 가량을 충원해야 한다. 게다가 앞으로 연산 40만대 규모의 공장으로 키우게 되면 5,000-1만명의 추가 충원이 필요하다.
삼성자동차는 지난해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과 법정관리 사태에 휘말리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돼 전체 인력 6,000여명 중 2,100여명만이 잔류하고 있다. 2,400여명은 삼성 계열사로 옮겼고 1,500여명이 퇴사했다. 잔류 인력도 대부분 생산·정비직이며 연구개발(R&D)·영업·기획·관리 분야는 태부족인 상태다.
때문에 올해 5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르노는 올 연말까지는 인력을 4,000-5,000명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판단, 삼성측에 계열사 전보인력 중 2,000명이 삼성차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 관계자는 “르노와 채권단의 양·수도 계약이 체결되면 희망자들이 삼성차로 옮길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와 대우사태로 회사를 떠나 자동차와 관련없는 업종에서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도 대거 삼성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르노측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경우 현대·기아차에서 오너 위주의 경영방식에 거부감을 가진 핵심인력들이 옮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측이 ‘인력 사냥’에 나설 경우 자동차업계에 또다시 스카우트 강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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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00/04/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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