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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를 살리자](3) 청중개발 교육에 적극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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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를 살리자](3) 청중개발 교육에 적극 투자를

입력
2000.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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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예술은 박수를 먹고 자란다.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연주해도 청중이 없다면 얼마나 썰렁한가. 오케스트라를 키우는 건 청중 몫이기도 하다.그런 점에서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행복하다. 국내 유일의 교향악단 팬클럽인 ‘부천필을 사랑하는 모임’(부사모)에다 후원회도 있으니까.

부사모는 98년 1월 PC통신 나우누리에 생긴 동호회다. 회원은 100명이 넘는다. 대학생, 직장인, 음악인 등이다. 부천필 연주가 있을 때마다 부사모 게시판에는 많은 의견이 올라온다. 부사모는 부천필 연주의 단골청중이다.

좋은 연주를 공짜로 볼 수 없다며 그때마다 꼭 표를 사고 다른 사람을 끌고 온다. 부천필을 알리는 데 발벗고 나선 이 전도사들은 자체 음악캠프·음악감상회를 갖고, 부천필 연주 무대에 악기를 배치하는 무료봉사를 하기도 한다.

부천필후원회(회장 주원석·생활정보지 ‘벼룩시장’ 사장)는 이달 7일 생겼다. 회원은 원해영 부천시장과 부천지역 상공인을 비롯해 변호사, 의사 등 10여명. 회원들은 부천필을 지원하는 로비스트를 자임하고 있다.

시의회를 설득해 부천필 예산을 늘리고, 지역 인사들을 음악회에 오게 만들고, 부천필이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도와줄 계획이다. 이달 교향악축제에서 부천필이 오르간이 필요하다고 하자 후원회가 빌려다줬다. 낡은 보면대도 바꿔주기로 했다. 원해영 시장은 최근 부천의 신시가지 아파트 광고 모델료로 받은 돈의 1,000만원을 부천필에 내놓기도 했다. 후원회의 가장 큰 꿈은 부천시와 협력해 부천필 전용 연주홀을 짓는 것이다.

부천필이 팬클럽과 후원회를 갖게 된 것은 그만큼 열심히 음악을 해왔기 때문이다. 부천필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헌정 아래 지난 12년간 끊임없이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참신한 기획과 남다른 노력으로 좋은 연주를 들려줌으로써 사랑받는 오케스트라가 됐다.

어느 나라나 오케스트라마다 청중 확보가 큰 숙제가 되고 있다. 대중예술에 밀려 순수예술 관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1983년부터 정기회원제를 하고 있는 KBS교향악단의 경우, 회원 숫자가 1992년 2,050명에서 지난해 980명으로 줄었다.

시카고심포니 3만명, NHK교향악단 1만명 회원에 비하면 아주 적다. 정기회원제는 고정관객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국내 거의 모든 오케스트라가 회원제 운영에 소극적이거나 흐지부지 상태다.

청소년·어린이음악회나 교육 프로그램은 미래의 청중을 개발하려는 노력이다. 오케스트라 안에 교육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뉴욕필은 유명한 청소년음악회 외에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워크숍 45분, 리허설 참관 45분으로 된 ‘음악의 만남’이란 교육 프로그램을 월 2-3회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학교 방문 연주, 교사 세미나, 학부모 워크숍 등 청중을 끌어들이려는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오케스트라는 어떤가. 어린이음악회나 청소년음악회,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거의 없다.

KBS교향악단이 어린이음악회를 열고, 부천필이 올해 어린이음악회 2회, 청소년음악회 2회를 잡았을 뿐이다. 대부분의 교향악단은 방학 동안 한 차례 청소년음악회를 여는 데 그치고 있다.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청중 없는 오케스트라는 물 없는 고기 신세다. 청중 개발과 교육에 나서야 할 때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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