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의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주가 포진한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에 비해 실적면에서 더 빠른 신장세를 나타냈다. 매출액이나 경상이익 규모의 단순비교에서는 거래소종목이 월등 앞섰지만 코스닥종목은 기업공개나 대규모 유상증자 성공 등에 힘입어 외형신장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코스닥 기술주의 주가는 거래소에 비해 최고 5배까지 고평가돼 있어 추가하락의 여지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코스닥 IT주 실적신장세 높아
SK증권 기업분석팀이 거래소 58개 종목과 코스닥 32개 종목 등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인 90개 업체를 대상으로 1·4분기 영업실적을 추정한 결과, 코스닥종목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평균 39.1%증가하고 경상이익은 986.3%로 무려 10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거래소의 매출액과 경상이익은 각각 24.3%, 67.9% 증가에 그쳤다.
업종별로도 IT기업의 실적신장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등 38개 IT기업의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각각 39.1%, 184.2%씩 늘어난 데 비해 비IT기업(41개 종목)은 각각 20.4%와 55.3%에 불과했다. 금융업체 11개사는 영업수익 16.7%, 경상이익 13.0% 증가에 그쳤다.
매출액과 경상이익 절대치에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SK LG전자 등 거래소 종목이 모두 상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조6,000억원의 경상이익과 7조6,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돼 각 부문 1,2위를 달렸다. 그러나 증가율 상위종목은 코스닥이 휩쓸었다.
경상이익 증가율에서는 위성방송 수신기 제조업체인 휴맥스가 1위를 차지했다. 휴맥스는 1·4분기 동안 93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4,245%의 놀라운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성정보 등이 2,000%이상의 높은 증가를 기록했다. 매출액 신장세는 텔슨전자 버추얼텍 싸이버텍홀딩스 등이 높았다.
IT관련주의 급격한 신장세는 삼성전자의 경상이익 급증(97.5%)과 현대전자 한솔엠닷컴 한통프리텔 등 대형사가 대거 흑자전환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스닥등록 기업들이 지난해 등록과 유상증자 과정에서 막대한 금융수입을 올린 것도 수익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지적됐다.
코스닥 IT 주가도 과대평가 거래소종목의 경상이익대비 시가총액이 33배인 반면 코스닥은 무려 160배로 거래소에 비해 최고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것.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규모도 코스닥종목이 11.5배로 거래소의 2.9배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경상이익을 연간으로 환산한 경우 거래소종목의 올해 주가수익률(PER)은 10배, 코스닥은 48배로 예상돼 코스닥종목의 버블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코스닥 기술주가 고공비행한 데는 성장성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1·4분기 실적이 앞으로 주가에 반영되기 보다 추가로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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