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 ‘까만 음악’ 바람이 몰려온다.20일 오후 7시 역삼동 한 클럽에서 열린 브라이언 맥나이트(31)의 쇼케이스(맛보기 공연). 이현도, 이주노, 고소영 등이 ‘자청’해 자리를 함께 했고, 이들을 보려는 팬들로 행사장은 초만원을 이뤘다.
아직 우리 대중에게 널리 아름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R&B(리듬 앤 블루스)를 좋아하는 젊은 가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흔히 꼽는 남자 가수. 1992년 자신의 이름을 음반 제목으로 내세운 첫 앨범을 발표한 이래 가수로서, ‘보이즈 투 멘’ 등의 프로듀서로 꾸준히 활동해왔고, 지난해 ‘Back At One’은 산타나의 ‘Smooth’에 밀려 8주간 2위를 차지하며 하반기 인기곡으로 꼽혔던 노래.
유니버설레코드는 아시아에서 그의 음반 판매액을 높일 목적으로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리패키지 앨범 ‘Back At One & More’를 발매했다. 살살녹는 사랑의 말로 채워진 ‘Back At One’,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6일 8시간 12분 후의 감정을 노래한 ‘6, 8, 12’ 등 지난해 발표곡과 ‘One Last Cry’, ‘Crazy Love’ 등 그의 역대 히트곡 3곡을 합쳐진 앨범. 쇼케이스에서 멋진 노래 실력을 보인 맥나이트. 올 봄 선전이 기대된다.
토니 브랙스톤(31). 1990년대 휘트니 휴스턴에 이은 ‘블랙 디바’의 주인공이었던 토니 브랙스톤이 4년 만에 낸 3집 ‘The Heat’이 25일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된다.
1996년 2집 ‘Secret’의 수록곡 ‘You're Making Me High’, ‘Unbreak My Heart’로 미국내에서 1,2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그녀는 R&B의 차세대 디바 자리를 예약했었다. 국내에서도 40만 장이라는 기록적인 음반판매량을 기록했던 그녀. 그러나 레코드사와의 게약 실수로 그녀는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해주면서 1998년 파산선고를 한 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 계기.
‘The Boy Is Mine’의 프로듀서인 로드니 저킨스가 프로듀싱한 이번 음반은 브랙스톤의 재기의 움직임을 한껏 발산한다. 빠른 업템포의 리듬에 매력적인 저음이 어우러진 ‘He Wasn't Man Enough’, 중량감이 느껴지는 서정적 보컬이 일품으로 특히 한국인 정서에 딱 맞는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는 ‘Spanish Guitar’가 귀에 쏙 들어온다.
비극적 서정감과 스페인 기타의 우울이 조화돼 ‘Unbreak My Heart’를 즐겼던 성인팬들에겐 ‘딱’이다. 베이비 페이스 작곡에 레프트 아이의 래핑(Rapping)이 화려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 ‘Gimme Some’, 브랙스톤이 직접 작곡한 ‘Speaking In Tongue’ 등 R&B 팬들에겐 즐거운 음반. 전체적으로 예술적 진보가 두드러지지 않는 점은 아쉬울지라도 말이다. “2집에 큰 호응을 보여준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는 브랙스톤의 뜻을 받아들여 소속사인 BMG는 6, 7월 경 방한을 추진 중이다.
브랙스톤의 차세대격인 메이시 그레이(28). 올 그래미상 신인상, R&B보컬 등 22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그녀는 티나 터너, 아레사 프랭클린 같은 성량감 풍부한 가수로 분류된다. 여러 가수들의 무대에 서면서 노래 실력을 알렸으나 이번 음반이 첫 앨범. 음반 제목 ‘On How Life Is(어떻게 살았는지)’도 그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그레이의 노래는 브랙스톤보다 훨씬 흑인의 감수성이 살아있다. ‘Why Didn't You Call Me’는 약간 뒤늦게 박자를 따라가는 듯한(‘그루브’하다는 표현이 흔히 쓰인다) 느낌이 살아있는 R&B로 그레이의 원숙한 보컬 실력이 전면으로 튀어 나온다.
젊은 시절 아레사 프랭클린의 목소리 같다. ‘Do Something’은 ‘Git Up Git Out’, ‘Funky For You’를 샘플링한 곡으로 음반을 턴테이블 위에서 긁어대는 스크래칭, 그루브한 느낌이 흑인 음악 특유의 기분좋은 나른함을 제공한다. 우리로 치면 한영애 같다.
/박은주기자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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