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2세(38) 요르단 국왕이 지난해 2월 암으로 사망한 부친 후세인 전 국왕에 대를 이어 중동 평화의 중재자로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압둘라 2세는 23일 즉위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 홍해변 휴양지 에일라트에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_팔레스타인간 최종지위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난제인 예루살렘 귀속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수도가 될 수 있다”며 수도 공유화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성도(聖都) 예루살렘의 완전 귀속을 주장하는 이스라엘로서는 달갑지 않은 제안이다.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무임소장관은 “예루살렘 주권에 관한 협상은 현재로서는 성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압둘라 2세는 이스라엘 공영TV와의 회견에서 “예루살렘은 정치적으로 볼때 이 - 팔레스타인 양측의 수도가 될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으며, 종교적 측면에서도 예루살렘은 우리 모두의 수도 - 열린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이스라엘인들에게 양보를 호소했다.
예루살렘이 갖는 종교적 국제도시라는 지위는 오스만 터키 지배 당시 체결된 국제법규상 약속으로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넓은 제안이다. 그는 또 교착상태에 빠진 이 - 시리아간 협상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회담 직후 “압둘라 2세는 우리의 파트너이다. 그와의 회담은 유용하고 중요한 것이었다”고 밝혀 그의 역할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압둘라 2세 자신으로서는 부친의 유훈인 중동 평화의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이번 만남을 통해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압둘라 2세와 바라크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물 협정 체결, 이스라엘 지역을 통하는 팔레스타인과의 교역 증진, 요르단의 아카바와 이스라엘의 에일라트 두 도시의 공동 공항 개항 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진척시켰다.
/남경욱기자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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