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룸에서 나눈 대화, 온라인게시판에 올려놓은 글이 분석대상이 된다면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겠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사회학자, 인류학자들이 채팅룸의 대화, 게시판의 글을 대상으로 인간행동을 연구하고 있다.미국과학진보협회(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후원으로 최근 열린 한 세미나는 이런 연구가 윤리적이며 합법적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론은 유보됐다.
그런데 그러한 연구가 ‘방대하게’진행되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학자들은 연구이유에 대해 “간단하다. 인터넷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인간관계를 연구하는 브랜다이스(Brandeis)대 인류학과 제이콥슨교수의 말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인간행동을 연구하는 데는 학계도 미정부도 어떤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지 않아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복잡 미묘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1.인터넷에서의 개인대화를 임의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인가? 2.연구자는 채팅룸에 들어가 신원을 밝힐 의무가 없는가? 3.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슬쩍 바꾸기도, 꾸미기도 하여 온라인에서 내놓은 의견을 분석하는 것이 과학적인가?
온라인 행동연구 전문지와 사이트들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유보한채 인터넷의 본질과 인터넷에 의한 의사소통, 사이버공간에서 그룹의 기능과 개인 간의 관계에 대해 왕성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른바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을 연구하는 것이다.
주목되는 논문도 상당수 발표됐다. 온라인 게이머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은 대부분 가공의 ID로 상호 접촉하며 이모티콘(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용하는 쉼표, 괄호 등 자판기호)을 쓸수록 우정이 형성된다고 느낀다는 점을 밝힌 논문이 있었다.
성을 화제로 채팅할 때 많은 사람이 신원이 밝혀질까 걱정한다는 결론을 내린 논문과 그와 상반된 주장을 한 논문도 있었다.
학자들이 사이버공간에서의 인간행동을 연구하는 또 하나의 동기는 연구의 용이성에 있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연구하려고 몰래카메라를 쓰거나 대화내용을 녹음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에서의 개인간 대화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제이콥슨교수는 “학자들은 사적인 내용이라 해도 공개된 사이트의 자료를 공적인 자료로 판단한다.
그러나 작성자들도 그렇게 느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커뮤니케이션과 공학 전공자들까지 가세해 연구가 더 활발해지면 윤리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일리노이대의 스티브 존스 커뮤니케이션대 학장은 전망한다
(usatoday.com/life/cyber/tech/cth732.htm).
□사이버에서의 인간행동을 연구하는 곳
* www.behavior.net / 전문지 Journal of Online Behavior 발간
* aoir.org / 인터넷연구자협회 소속
* cybersociology.com / 인터넷, 사이버문화, 온라인생활을 파헤치는 웹잡지
* ascusc.org /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저널’발간
* cddc.vt.edu / 디지털담론과 문화센터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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