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물주가가 상승하려고 하면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와 상승폭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미국시장이 부활절휴가로 휴장하면서 미국시장의 영향없이 출발한 24일장에서도 반등의 기대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풀리면서 꺾였다.
프로그램매매는 선물(주가지수 선물시장)과 현물(주식시장)을 연계해 시스템을 통해 자동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거래.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것이 프로그램 매도,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것이 프로그램 매수라고 부른다.
통상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주가지수 선물 최근 월물가격-KOSPI200지수)가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면 프로그램 매도(매수차익거래)가 발생하고 1.5포인트 이상 가격차가 벌어지면 새로운 프로그램 매수세가 쏟아진다.
상승장에서는 선물가격의 상승폭이 커 프로그램 매수를 불러 일으키지만 혼조국면이나 하락국면에서 선물가격이 보합이나 약세를 보여 프로그램 매도를 몰고 온다.
전문가들은 블랙먼데이(19일)이후 반등장에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차이가 좁혀지면서 폭발적으로 몰려나온 프로그램매물이 전강후약의 양상으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 프로그램 매매현황 = 지난주 후반 잠잠했던 프로그램매물은 24일 개장과 함께 풀려 나오면서 시장을 압박했다. 특히 액면분할로 인해 20,21일 거래정지된 SK텔레콤에 대한 매물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프로그램으로 인한 현물매매는 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되기 때문에 프로그램매물이 출현하면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한다.
프로그램매물의 영향이 두드러진 19일의 경우 프로그램 매도규모는 2,922억원어치. 프로그램 매수규모는 197억원에 불과했다. 프로그램 매매로 주식을 판 대금이 2,725억원에 달했다는 계산이다. 이로 인해 한때 780선을 돌파했던 종합주가지수는 750선으로 밀리며 7.8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 향후전망과 대응요령 = 향후 시장베이시스(선물 6월물가격-KOSPI200지수) 차이가 좁혀질 경우 언제든지 팔자물량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외국인의 선물누적 매도규모도 수천 계약에 달해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한 프로그램 매물출회가 빈번해지면서 지수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분석, 선물시장의 동향을 면밀해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프로그램 매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영향을 받지 않는 중소형주 장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열기자des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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