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스님이 미 캘리포니아주 중부 테하차피시 산중에 한국전통 사찰 ‘태고사’(Mountain Spirit Center)를 건립했다.주인공은 에릭 버럴(41)씨로 법명은 무량(無量). 무량스님은 22일 한국 화계사주지 성광(晟光)스님 등 한인 승려와 불자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지 5만평에 건평 132평 규모의 태고사 개원식및 불상 점안식을 가졌다.
태고사는 무량이 1996년 4월부터 전기와 전화, 수도시설이 일절 없는 산속에 천막을 치고 살면서 미국인 목수 2명과 함께 사진을 놓고 연구해가며 지은 절로, 캘리포니아주 지역에서는 첫 산중 사찰이다.
예일대를 졸업한 무량은 인간의 존재이유와 삶의 목적에 대한 의문으로 고민해오다 출가를 결심하고 1983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5년간 충남 예산의 수덕사와 군산의 태고사 등에서 수행을 쌓은 뒤 90년부터는 로스앤젤레스 달마선원의 주지로 있었다.
그는 캘리포니아 중남부 일대의 산을 돌아다니며 명당자리를 찾은 끝에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북동쪽으로 약 160㎞ 떨어진 테하차피시에 태고사를 짓기로 하고 사재를 털어 땅을 구입한 뒤 건축기금을 모금했다.
무량은 돈이 모이는 대로 하나씩 지어나갔다. 지하수를 퍼올려 수도를 놓고 태양열 발전기와 풍차를 설치했으며 몬태나에서 들여온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놓았다.
무량은 “미국에 한국불교를 심으려면 한국불교의 전통과 사찰을 그대로 가져다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건축방법을 책을 보며 연구했다”면서 “이제부터 시작되는 대웅전 공사는 한국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제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웅전 외에 양로원과 고아원 등 사회복지회관도 지어 종교와 인종을 떠나 누구나 찾아와 한국 전통수행법을 배우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태고사는 현재 법당과 방 4개를 비롯, 사무실 식당 부엌 화장실 공동샤워장 등 편의시설을 거의 모두 갖추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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