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외 현지법인들이 기업들의 ‘달러박스’가 되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의 주력부대인 전자업계는 올들어 현지법인에서 많게는 2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이는 중저가 브랜드에 그쳤던 우리 기업들이 최근들어 고가·첨단 전략을 채택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경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을 생산하는 중국 톈진(天津) 현지법인에서만 올 1분기에 1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6,900만달러)에 비해 74% 성장한 셈이다. 컬러TV 등을 생산하는 LG전자의 인도 법인은 올 1-3월에 전년동기대비 100% 성장한 8,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인도 법인은 과감한 고가·고품위 제품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일본 업체들을 누를 정도의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LG전자의 유럽 법인들도 평균 50% 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50여개 해외 법인 모두에서 흑자를 냈던 삼성전자는 올해 흑자기조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해외법인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
지하고 있고 군소 법인들도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해외법인중 가장 규모가 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반도체법인(SSI)은 올 1분기에 약 9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7억 달러)에 비해 30% 가량의 실적 증가를 이뤘다.
또 멕시코 티후아나 생산단지의 매출도 올 1분기 2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1억3,000만달러) 약 60%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적기에 내놓는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입어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중인 대우전자도 ‘투혼’을 발휘하며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미국 현지법인(DECA)은 미국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가전 부문에서는 비수기로 분류되는 올 1분기에 이미 1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 증가한 것으로 대우전자가 워크아웃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LG전자 관계자는 “IMF이후 위축됐던 분위기가 극복되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글로벌한 경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올해부터 해외 현지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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