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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소년 엘리안 아버지와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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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소년 엘리안 아버지와 상봉

입력
2000.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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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군이 5개월여만인 22일 마침내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마이론 말린 미 법무부대변인은 이날 “마이애미의 친척 집에서 이날 새벽 강제 구인된 엘리안군이 워싱턴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대기중이던 아버지와 재회했다”며 “이들 부자는 엘리안군에 대한 망명신청 판결이 내려지는 다음달 11일까지 미국에서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미이민귀화국(INS) 특수요원들이 엘리안을 구인하는 과정에서 과잉무력을 사용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쿠바계 마이애미 시민들이 강제구인에 항의하며 과격시위를 벌이는 등 후유증이 잇달고있다.

이날 새벽5시 완전 군장차림의 INS요원 20여명은 엘리안이 머물러온 종조부 라자로 곤살레스집을 급습, 엘리안을 불과 3분만에 강제구인했다.

이들은 라자로집 현관을 부수고 들어가 엘리안군을 구조해준 어부와 함께 벽장속에 숨어있던 엘리안을 강제로 빼앗아 미니밴에 옮겨실었다.

이 과정에서 요원 1명이 소총으로 위협하는 장면이 AP통신 사진기자를 통해 공개되자 지나친 처사였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엘리안군을 돌봐온 친척들은 “6살 난 아이에게 정신적 충격을 준 지나친 행동”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마이애미의 친척 입장을 지지해온 조 카롤로 마이애미 시장도 “이런 식으로 일을 해결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번 일은 매우 치욕스런 것으로 미 역사에 암흑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친척집 내부와 주변에 무기를 휴대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당시 총기를 휴대했다”며 “그러나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리노 장관의 처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은 “이전에도 말해왔듯 이번 문제는 가정법원의 판결로 해결될 문제”라며 발을 뺏고 공화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행동은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엘리안군의 강제구인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아침부터 라자로씨 집에 모여든 쿠바계 시민들은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오후 들어 시위대들이 거리를 차단한 채 과격시위를 계속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180여명을 연행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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