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대표단 1차 회담에서 양측 수석대표가 행할 기조연설은 향후 정상회담 준비접촉은 물론, 정상회담 내용과 그 결과물까지 예측하게 해주는 잣대가 된다. 통상 남북회담에서 양측은 기조연설을 통해 상대방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입장차를 조율해 왔기 때문이다.우리측 수석대표 양영식 통일부차관은 먼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4개항을 비롯해 왕래 절차, 신변안전, 대표단 규모, 정상회담 세부절차에 관한 입장 등을 총괄 제시할 예정이다.
양차관은 이어 준비접촉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예상 합의사항을 사전에 조율하는 것은 물론, 대북 비료지원, 이산가족 문제, 장기수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힐 방침이다.
따라서 최근 2년간 진행됐던 대북비료 지원과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차관급회담에서와 같은 ‘회담틀’이 예상되며 이 경우 준비접촉 대표단 회담은 밀도있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우리측은 ‘줄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입장에서 북측에 제공할 수 있는 부분과 북측으로부터 받을 메뉴를 분명히 할 생각이다.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정상간 직통전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정상 합의사항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측의 기조연설은 협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남측에 줄 수 있는 카드를 가급적 감추고 남측으로부터 얻어낼 부분에 강조점을 둘 확률이 높다.
경협 등 남북협력에 관한 원칙적인 지지 입장을 천명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과거부터 늘 강조해 왔던 국가보안법철폐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측으로부터 받아낼 ‘현찰’을 먼저 계산해 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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