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젊은 초선 의원들이 계보정치 타파와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활발한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사이에서 벌써부터 크로스 보팅제나 정치자금의 투명성 제고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 자체는 그 실현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차제에 우리는 정치를 새롭게 변모시키기 위한 ‘젊은 의원들’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면서, 그들이 다음의 두가지 일에 우선 노력해 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깨끗한 정치를 몸으로 실천해 보라는 것이다. 정치자금의 입·출금 내역을 처음부터 투명하게 한다면 더러운 돈은 아예 근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돈 정치의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세비와 후원금만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선배의원들처럼 권력의 나태함에 물들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에게는 나름의 권력이 있게 마련이다. 여당에는 정권을 배경으로 한 영향력이, 야당에는 이른바 ‘반대권력’이 있다.
늘 겸허한 자세로 선출된 공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지런하고 구두쇠인 미국의 의원을 닮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둘째, 정당의 민주화를 이뤄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보라는 것이다. 보스의 말 한마디에 정당의 중요정책이 결정되거나 번복되고, 의원들이 이리저리 줄서기 하는 꼴불견은 없도록 해야 한다. 언필칭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이런 식의 정당 운영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민주적 방식으로 정당이 운영된다면 밀실공천은 없어질 것이며 결국 보스정치, 사당(私黨)정치는 그 기반을 잃게 될 것이다.
젊은 의원들을 바라 보는 시선이 모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일말의 우려가 없지 않다는 것을 젊은 의원들은 자각하기를 바란다.
젊은 의원중에는 학생운동권 출신이 적지 않은데, 그들의 과거 이념적 성향을 명쾌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그들에 대한 우려가 현실정치에서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과거의 전력에 대한 ‘씻김의 통과의례’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런 맥락에서 국회의원 신분이 결코 젊은이들의 우상이 아니라는 점을 그들 스스로 강조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촌음을 아껴야 할 학생들이, 훗날의 금배지를 향해 캠퍼스에서 정치인 연습을 하려 한다면, 이것 또한 국가적으로 낭패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