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상도동 사이에 봄 기운이 넘나들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꼼짝않고 있던 한랭기류가 16대 총선을 계기로 급작스레 온난기류로 바뀌고 있는 듯 하다.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19일 상도동을 찾아 온 한나라당 인사들을 통해 ‘총선 승리 축하’의 뜻을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전했다. 그러자 21일에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이에 화답하는 예를 갖췄다. 이총재는 이날 오후 방미길에 오른 김전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사를 했고,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과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을 김포공항에까지 내보냈다.
20일에는 맹형규(孟亨奎)비서실장을 상도동으로 보내 16대 총선에서 중립을 지켜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총선 전 공천 파동의 와중에서 상도동을 직접 찾아가 야권 단합을 위한 협조를 부탁해 놓고, 총선이 끝난 뒤 아무런 인사도 하지 않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총재가 김전대통령을 각별히 예우하는 것은 부산·경남 지역을 최대한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 5월 전당대회에서의 총재 경선은 물론 대권 레이스를 염두에 둔 이총재로서는 상도동과의 화해 무드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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