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마다 기승을 부린 소지역주의가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시·군이 합쳐진 복합선거구의 유권자중 상당수가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평가보다는 ‘내 고향 후보가 누군지’를 먼저 따진 뒤 투표했다.
인구가 많은 군이나 시가 고향인 후보가 군소지역 출신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이는 낙선한 후보들조차 자기 고향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1위를 차지한데서도 확인된다.
■수도권
오산·화성의 경우 민주당 강성구(姜成求) 당선자가 고향인 화성에서 3만3,122표를 얻어 자민련 박신원(朴信遠)후보를 2만표 이상 앞질렀다. 박후보는 3위로 낙선했지만 고향인 오산에서 만큼은 1만4,852표로 당당히 1위였다.
양평·가평도 3위로 낙마한 자민련 홍성표(洪晟杓)후보가 고향인 가평에서는 1만1,158표로 최다 득표했다. 한나라당 정병국(鄭炳國)당선자는 고향인 양평에서 2만1,368표로 1위를 차지,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원
동해·삼척을 보면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 당선자는 고향인 동해에서 민주당 장을병(張乙炳)후보보다 3배 이상 많은 3만5,495표를 얻었다. 장후보도 고향인 삼척에서 2만3,614표를 얻어 1만5,155표를 얻은 최당선자를 앞섰다.
홍천·횡성은 1-3위의 표차가 2,000표 내외에 그친 접전지역. 민주당 유재규(柳在珪)당선자는 홍천에서 5,063표로 이 지역 출신인 자민련 조일현(曺馹鉉)·한나라당 황영철(黃永哲)후보에 각각 1만표씩이나 뒤졌다.
그러나 유당선자는 고향인 횡성에서 두 후보의 득표수를 합친 것보다 배나 되는 무더기 표로 역전했다. 출신후보 밀어주기는 영월·평창에서도 되풀이됐다
■영남권
밀양·창녕이 대표케이스. 밀양출신인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후보가 출신지에서 4만표 가까운 몰표로 당선됐지만 민주당 김태랑(金太郞)후보 역시 당 간판의 절대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향인 창녕에서 2만94표로 1위를 차지했다. 문경·예천도 지역의 최다득표자는 모두 그 지역 출신이었다.
■충청·호남권
후보가 난립했던 보은·옥천·영동 선거구가 두드러졌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후보가 고향인 영동에서 2만999표(득표율 64.93%)로 옥천·보은에서의 절대적 부진을 만회했다.
화순·보성은 박주선(朴柱宣) 후보가 무소속임에도 고향인 보성에서 2만7,864표(75.9%)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현역의원에다 민주당 공천까지 받은 화순출신의 한영애(韓英愛)후보를 눌렀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