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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貨 '종이호랑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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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貨 '종이호랑이' 되나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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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단일통화인 유로의 인기가 출범 1년이 지나면서 시들해지고 있다.유로화의 대(對)달러 환율이 19일 유로당 0.9375달러로 지난해 1월 출범 후 가치가 최저로 떨어졌다. 또 유럽연합(EU) 회원국들내에서도 유로화에 대한 인기가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특히 유로화의 가치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렇다할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런던의 통화전문가 소냐 헬레만은 “유로의 가치가 하락한 근본 원인이 발견되지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로의 가치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분석가들도 달러가 미국의 기록적인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달러화의 시장 신뢰도가 공고한데 비해 유로화 신뢰도는 취약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로에 대한 대중적 인기도 눈에 띄게 시들해 지고 있다. EU가 19일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로화는 출범 당시 EU 회원국 국민의 64%가 지지했으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가을에는 60%로 낮아졌다.

유로화 사용 11개국에서는 한때 유로에 대한 지지도가 68%에 달했으며 EU 15개 회원국의 유로화에 대한 ‘절대지지율’이 1998년 25%에서 지난해 32%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EU 집행위원회는 출범 초기 유로에 대해 가졌던 환상이 깨지면서 인기가 하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로화를 사용중인 국가중 아일랜드,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의 인기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핀란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서의 인기는 낮아지는 등 양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유로화의 약세와 관련,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은 19일 수출은 물론 단기적으로는 유로 통화권 국가들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평가절하에 따른 단기적인 긍정요인은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한 유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기수기자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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