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간 정쟁과 대결의 장’이라는 국회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진원지는 4·13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출한 이른바 386세대.한나라당 젊은 세대들의 모임인 ‘미래연대’는 20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민주적으로 결정되는 당론에는 따르되 계파 보스의 눈치나 보는 무조건적인 줄서기는 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내 386세대 당선자들도 17일 모임을 갖고 “특정 계파에 편입되지 않고 민족적 사안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실제로 386 세대는 새로운 의정활동상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하다.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당선자는 “모든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즉시 공개하는 투명한 의정활동을 위해 표결 실명제, 전자투표제의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성호(金成鎬)당선자는 “인터넷을 전담하는 전문보좌관과 지역구의 직능·시민 단체를 관리할 보좌관을 증원, 공부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공감대를 토대로 여야 386간 초당적인 연대도 시도되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의원은 20일 국회에서 만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 처리과정에서 공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모임이 끝난후 남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정치변화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 젊은 정치인들의 소임”이라며 “오늘은 일단 가닥을 잡는 선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여야 간에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선진정치의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자세력을 구축하지 않는 한 이들의 선언이 현실 정치의 벽을 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이날 두사람이 한결같이 '정치공조'라며 선을 그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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