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反)세계화 움직임이 단순한 시위 수준을 넘어 조직화 하면서 일부 과격행위의 조짐마저 보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반세계화 시위는 이미 지난해 12월 시애틀의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에 이어 최근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춘계회의에서 ‘비정부기구(NGO)’이 보여준 집단행동을 통해 그 심각성과 위력이 증명됐었다.
다만 이들 행동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시위’라는 범주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반세계화 움직임이 극단적 행동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징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면서 세계화 주도세력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프랑스 북서부 디낭 교외의 한 맥도널드 체인점에서 19일 폭탄이 터져 28세된 여종업원 한 명이 사망했다. 당시 레스토랑 안에는 2명의 종업원을 포함, 7명이 더 있었으며 폭발로 체인점 유리창과 지붕 일부가 파괴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일단 스페인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ETA에 동조하는 브르타뉴 혁명군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맥도널드는 코카콜라와 함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세계화=미국화’라는 시각을 가진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주요 타깃이 돼왔다.
이와함께 파이낸셜 타임스 20일자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5월1일로 이어지는 주말에 반자본주의 시위군중 1만여명이 런던시내에 집결, 금융기관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해 6월에도 런던 금융가에서 벌어진 과격시위로 101명이 체포되고 수백만 파운드의 재산피해를 냈었다.
주요 공격대상은 환경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기업활동에 관련된 은행, 펀드 매니저들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위 주체는 자본주의와 지구의 파괴 및 이용에 반대하는 단체 소속원이나 시민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세계화 주도세력들도 반세계화 단체들과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와 관련,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재무장관은 19일 워싱턴 IMF-세계은행 춘계회의 폐막후 벨기에 일간 르 수아르와 가진 회견에서 세계은행이 민간 단체들과 대화를 갖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싸움에서 민주적 기관의 의사를 반영하기위해 국제금융기구가 각국 의원들과의 협의 채널을 조직화하는 일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윤오기자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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