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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SBS 새주말극 '덕이'의 주연 고두심과 박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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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SBS 새주말극 '덕이'의 주연 고두심과 박영규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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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연기에 관한 한 정평이 나 있다. ‘왕룽의 대지’ 후속으로 22일부터 주말에 방송될 SBS 창사 특집극 50부작 ‘덕이’에서 부부로 나오는 고두심과 박영규. 1950년-1980년 격동의 현대사, 그 속에서 한 가족이 겪는 좌절과 눈물, 삶을 다룬 ‘덕이’에서 고두심은 잡초처럼 강한 생명력을 가진 귀덕이 어머니로, 박영규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을 하는 난봉꾼으로 시청자와 만난다.고두심

고두심(48)이야말로 물같은 연기자다. 용기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액체처럼 그녀가 표출하는 캐릭터는 매우 자연스럽다. 그녀는 현대물 시대극 사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카리스마가 강한 캐릭터에서 평범한 배역까지 다양하게 소화해 내는 몇 안되는 탤런트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많은 드라마에서 강한 여인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덕이’에서는 이전에 보여준 것과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18일 가진 1회분 시사회에서 그녀는 부잣집 맏며느리에서 가산이 기울어 산삼 캐는 개장마니(여자 심마니를 뜻하는 속어)로 전락하는 파란만장한 생을 그녀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캐릭터 소화는 극중 인물과 유사한 주변 인물을 만나 성격, 스타일 등을 연구한 뒤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려는 철저함에서 나온다. “아무리 바빠도 2년에 한번씩 연극 무대에 서려고 해요. 현장의 관객으로부터 연기에 대한 평가를 바로 받을 수 있으니까요.”

후배 연기자들은 가장 좋아하고 본받고 싶은 연기자를 꼽으라면 대부분 고두심을 말한다. ‘춤추는 가얏고’ ‘마당 깊은 집’ 등에서 고두심과 작업을 함께 했던 MBC 장수봉 PD는 스타의 자질을 갖춘 연기자라고 호평한다.

고두심은 장 PD의 지적처럼 끼로 뭉친 스타성,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선이 강한 외모와 똑부러진 성격, 그리고 대중적 인기, 두말할 나위 없는 연기력 등 스타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다.

많은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하는 말. “강한 인상 때문에 저에게 프로포즈하는 남자가 없어요. 제가 남자들에게 호감가는 얼굴이 아닌가요?”

MBC 공채 탤런트로 출발해 올해로 연기 생활 28년째. 연기자로서 바람은 시청자들로부터 나이가 들어도 연기가 아름답고 치열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박영규

양 극단의 모습으로 동시에 시청자에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 박영규(46). SBS ‘순풍 산부인과’에선 허풍 세고 사소한 것에 목숨거는 푼수인 미달이 아빠로, MBC드라마 ‘국희’에선 친구를 죽이고 재산을 빼앗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악한 기업인으로 나온 것처럼. 하지만 두 캐릭터는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덕이’에선 가산 탕진하고 바람 피우고 첩까지 두는 건달입니다. 춤을 배우느라 정신 없어요. 확실한 난봉꾼 역을 해내야지요.”

미달이 아빠의 투로 말을 해 기자를 웃긴다. 하지만 확신에 차 있다. 사전에 캐릭터를 분석하는 능력과 대사 전달력이 뛰어나다. 10년 넘는 무명생활과 배고픈 연극배우 생활 10년이 그에게 가져다 준 선물이다.

그가 지키는 원칙 중의 하나는 ‘레미콘론’이다. “레미콘을 늘 돌리고 있어야 시멘트가 굳지 않는 것처럼 연기자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 해낼 수 있지요.” 그래서 다른 연기자처럼 부업은 전혀 하지 않고 연기에만 매달린다.

‘순풍 산부인과’에서 아내로 나오는 개그 우먼 박미선은 박영규를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끼로 뭉친 연기자라고 말한다. 시사회가 끝난 뒤 “저 확실하게 건달이지요?”라고 반문한다. 생활 자체가 즐겁고 성격이 낙천적이다. 여기에 연극 무대에서 다진 코미디 연기까지 더해졌다.

연기자로서 소망은? “60대가 되어서 연기를 해도 10대 팬들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것이지요.”

/배국남기자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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