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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 남의것 같고 싶어하는 아이, '바꾸자' 개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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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 남의것 같고 싶어하는 아이, '바꾸자' 개념 필요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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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꼭 같은 것을 가지려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놀지 않던 것을 누군가 가지고 놀면 그때부터 가지려고 싸움이 시작된다.“다른 것 가져라”“다른 것 가지고 놀면 되쟎니?”해도 그런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가보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는 ‘저 나쁜 녀석’하고 꿀밤을 탁 먹이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걸까? 아니면 그냥 울리고 싶은 걸까? 지인이까지 오빠의 행동을 따라서 오빠가 가지고 있는 걸 갖고 싶어하면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또 친구와 함께 놀 때 억지로 뺏으려는 놈과 뺏기지 않으려는 놈들의 싸움은 꼭 상처를 내고 만다. 할퀴거나 물거나 밀거나 넘어뜨리고…. 정말 머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정도였다.

“주형아, 싸우니까 좋으니?”“안 좋아.”

“엄마도 네 마음이 검은 마음으로 꽉 차 있으니까 보기가 안 좋더라. 자, 봐! 주형이가 기차를 들고 있어봐. 엄마가 확 뺏으면 기분이 어떠니?”“나뻐.”“네가 지인이나 다른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싶은 건 아는데, 그럴 때 확 뺏어버리면 기분이 나빠져서 더 안 주고 싶어해. 다른 것을 가지고 와서 ‘바꾸자’하고 얘기해 봐. 훨씬 잘 바꿔줄꺼야.”

지인이에게도 한마디 했다.“지인이 너도 마찬가지야. 오빠가 가지고 있는 거 가지고 싶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다른 것을 가지고 와서 ‘오빠 바꿔주세요’하고 말해야 해. 그리고 오빠가 지인이한테 다른 거 주면서 ‘바꾸자’얘기하면 바꿔줘야 하는 거야. 알겠지?”

그리고 나서는 주형이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달라고 할 때도 ‘엄마가 좋아하는 물건’을 가져오게 한 다음 ‘바꿔요’라고 얘기하면 줬다. 나도 주형이가 화장품이나 기타 금지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주형이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주거나 장난감을 가져와 “주형아, 우리 바꾸자”했더니 ‘바꾼다’는 개념이 확실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김숙경·육아정보지‘보금자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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