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또 다시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현재로서는 별로 없다”2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박태준(朴泰俊)총리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할 일도 많고 보람도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재임중 내내 그를 괴롭혔던 공동정부와해 등 정치문제는 여전히 묘안이 보이지않는 듯 “괴로운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1월3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뒤를 이어 취임했던 박총리는 해박한 실물경제 경험 등 경륜을 앞세워 짧은 시간에 ‘행정총리’‘경제총리’로 자리를 잡았다. 스스로 “행정은 일 한 만큼 표시가 난다. 참 재미있다”며 집무실에 일일경제상황판과 벤처기업현황도를 걸어두고 일일히 체크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정치환경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취임당시 “한동안 정치를 잊겠다”고 했지만 취임의 출발점이 됐던 공동정부는 총선을 치르며 오히려 악화했다. 이와중에 자민련 일각에서 총리직 사퇴를 요구하는 일까지 있었다.
“총리가 맘 내킨대로 하고말고 하는 자리냐”고 못들은양 했지만 맘이 편했을 리가 없다. 박총리는 이날 “자민련과 민주당의 공조복원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자신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이동국기자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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