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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색다른 생각 아니예요

입력
200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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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생각과 기본지식습득이 먼저자녀를 벤처기업가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에게 창의성교육은 지상과제나 다름없다.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로운 발상인 벤처정신은 바로 창의성에서 나오는 것.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7차 교육과정이 창의성을 기본이념으로 내세우는 점도 기존 창의성교육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창의성을 가르치는 학원, 창의성을 기르는 학습교재, 학습지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창의성도 수학이나 영어과외처럼 가르치면 느는 것일까?

한국교육개발원 조석희(영재교육팀장)연구원은 “현재 유행하는 창의성교육이 창의적인 사고방법만 강조하다보니 내용없는 껍데기가 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엉뚱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면 무조건 창의적인 사고로 오도하거나 기본적인 지식습득을 등한시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

원이나 선을 제시한 뒤 이것을 이용해 자유롭게 그리게 한다든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이야기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 그러하다. 조씨는 “즉석에서 나온 생각이 현실에 적합한지,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주제나 과제없이 생각하는 방법만 배운다는 데 반대한다. 창의성은 한 가지 주제를 깊이있게 공부함으로써 도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 미술교육, 창의적 과학교육식으로 영역별 지도를 해야 한다.

창의성은 사고의 독창성 융통성뿐 아니라 유창성 정교성을 함께 아우르는 개념이다. 기본적인 개념을 충분히 습득한 위에 그것을 응용하고 발전시키는 프로젝트수업이 가장 바람직한 창의성교육으로 꼽을 수 있다.

그는 “모든 아이에게 창의성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아이에 따라서는 기본적인 지식습득이 더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자신이 하고 있는 과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에서 생각을 끌어오는 연상능력도 필요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골고루 습득해야 한다.

선릉어린이집 송혜림원장은 공룡을 주제로 한 창의성 교육을 예로 든다. ‘공룡이 우리와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공룡발자국을 몇 개 그려준 뒤 어떤 일이 있었을까’를 생각하는 과제를 낸다면 아이들에게는 공룡의 생태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함께 공룡이 살았던 시기의 자연적인 조건과 현재의 조건, 공룡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상상도 필요한 것이다.

‘또 하나의 교육, 창의성’을 펴낸 재능대학의 문정화(아동교육상담학과)교수는 “창의성이란 수업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 체득하는 태도”라고 주장한다.

학원이나 그룹학습 등에서 창의성수업을 받을 경우의 장점은 서로 다른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정도. 그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생각을 보여줄 것”을 권한다. 자녀의 호기심과 의문을 받아들일 것,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동선기자dongsun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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