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뉴욕증시 폭락 배경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15일로 예정됐던 미국의 개인소득 신고시한을 앞둔 소위 ‘세풍(稅風)’이었다는 설로부터 2년전부터 한창 줏가를 올린 스톡옵션의 의무보유기한이 한번에 몰렸다는 설까지 입방아가 계속된다.이와 관련,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 지난 한햇동안 ‘신경제’의 대표주자로 엄청난 주식 평가이익을 낸 인터넷 및 닷컴(.com) 관련 기업들의 대거 주식 투매를 한 이유로 꼽았다.
이 신문에 따르면 첨단기술주 초기 투자자와 업체 임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벤처 자본가 등이 나스닥 지수 폭등세를 거듭했던 2월 무려 222억달러의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투매’는 지금까지의 월별 최고 주식매도 기록의 2배, 지난해 2월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5배가 넘는 규모이다.
중간 간부와 이사회 멤버가 대부분인 기업 ‘내부인’에 의한 매도도 급증, 2월 한달동안 ‘나스닥 100 ’ 지수 산정 기준업체인 100개 업체의 매도액이 45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2월 기업 내부인과 관련된 미국 전체 기업의 매도액보다 많았다.
업체 임원들에 의해 주도된 투매열풍은 닷컴 기업중에서도 이른바 ‘잘 나가는’ 우량업체들에게서 더욱 심했다.
대표적인 웹 창업 벤처 자본투자업체로 지난해 8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인터넷 캐피털 그룹’은 2월과 3월 주식가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공모가의 16-24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주식의 상당부분을 처분했다.
스톡옵션 보유의무 기간이 끝나는 날로부터 시작된 이 업체의 주식투매는 전체 발행주식의 6.5%인 1,720만주를 처분, 20억달러를 현금으로 챙겼다. 처분당시 가격은 주당 100-145달러. 대폭락후인 18일 이 회사 종가는 41달러였다.
내부인에 의한 투매가 나스닥 첨단 기술주 폭락의 직접적 원인인지, 혹은 동반 투매현상을 유발했는지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최소한 주식시세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게 했다는 점에는 분석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특히 특정업체에 대한 정보에 상대적으로 밝은 내부인에서 ‘개미’와 같은 정보가 빈약한 일반 투자자들에게로 물량이 몰렸다는 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불길한 징후를 점치는 ‘내부정보’에 의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이 투매현상을 바라보는 월가의 의심어린 눈초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르면 기업 내부인 등은 주식 매매시 SEC에 관련 사실을 신고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 이뤄진 시점의 다음달 10일까지로 신고시한이 잡혀 있어 최대 40일동안은 내부인들이 주식거래를 공표하지 않은 채 ‘비밀리에’ 주식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황유석기자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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