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이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을 판문점에서 갖자”고 제의한지 하룻만인 19일 북한이 이를 사실상 전면 수용, 정상회담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북측이 94년 이후 판문점 남북대화를 ‘정전체제의 상징’이라며 거부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5년9개월만의 판문점 대화수락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겠다는 전향적인 의지로 해석된다.
북측은 전화통지문에서 준비접촉 장소를 판문점으로 정한데 대해 ‘그 성격과 94년 정상회담의 전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북측이 말하는 ‘성격’은 남북간 최초의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례’는 94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시 판문점을 준비접촉 장소로 정한 바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인 회담을 앞두고, 또 전례도 있는 마당에 굳이 제3국을 준비접촉의 장소로 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북한이 이처럼 유연한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향후 준비접촉에서도 북한이 전향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징후가 읽혀진다. 의제, 경호 등 각종 실무현안들이 원만히 타협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진다.
대북문제 전문가들도 94년 이후 판문점 대화의 복원에 의미있는 ‘방점’을 찍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상회담이라는 큰 틀에 합의한 마당에 사소한 힘겨루기를 하지않겠다고 판단한듯하다”면서 “판문점 대화수락은 일단 남북대화채널의 정상가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표단규모에 대한 북측의 수정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21일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고하는 등 발빠른 화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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