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국가경쟁력 아직 첩첩산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국가경쟁력 아직 첩첩산중

입력
2000.04.20 00:00
0 0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18일 IMF체제 이후 38위까지 추락했던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28위로 무려 10단계나 급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데다 국제화 수준이 높아지고 기업경영, 정부행정, 과학기술, 인적자원 수준 등도 전반적으로 나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같은 IMD 발표는 총선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틀림없다. 그동안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인정하고 합격점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것은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43명의 교수들이 정부정책 경영 금융 교육 등 290개 항목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IMD의 평가 방법으로 보면 어쩌면 당연하다.

‘IMF 우등생’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경기는 빠른 속도로 회복돼 각종 경제 지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국제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경영의 투명성도 높아졌다. 특히 e비지니스 열풍이나 벤처창업 붐은 선진국들도 놀랄 정도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개혁의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고 그 결과 순위도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의 주요 약점들을 모두 세계 평균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한국경제의 국가경쟁력 수준은 현재 28위에서 25위로 3단계밖에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대목이다. 아직도 우리 경제가 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문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구조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경제안정기조 정착, 소득분배 개선 등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경쟁력 평가 항목중 유일하게 국가 경쟁력의 기초인 인프라 등 경제기반시설이 31위로 지난해에 비해 1단계 떨어진 것도 문제다.

IMD의 지적대로 한국은 지금까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많은 구호를 내걸었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단점 극복을 위한 개혁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벤처 열풍으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나 외형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내용을 보면 자체 기술이 크게 부족하다. 금융환경도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기초 체력이 아직 많이 달리는 상황이다.

IMD의 이번 한국 국가신인도 상향조정은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에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순위 급상승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IMD가 지적한 강점과 약점을 잘 살펴 ‘25위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