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은 1972년부터 시작된 방송 교류에서부터 싹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송은 다중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파괴력이 크다. 김대중 정부도 이점을 인식, 정부 출범시 발표한 ‘100대 과제’중 통일추진 항목에서 북한방송의 단계적 개방 방침을 밝혔으며, 실지로 지난해 7월부터 북한 위성방송 시청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다.현재 북한 방송은 당에 소속된 중앙방송위원회에서 방송정책, 프로그램 편성을 비롯한 방송전반에 대해 총괄하고 있는데 크게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구분할 수 있다. 지상파 텔레비전은 북한 주민이 전부 다 시청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인 조선중앙TV방송과 문화예술전용채널로 평양시민 일부와 외국인만이 볼 수 있는 만수대TV방송 두개가 있다.
라디오는 중파방송 유선방송 FM방송 단파방송등 다양한 형태로 방송한다. 또한 러시아나 중국 등에서 시청할 수 있는 위성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월~토요일의 경우, 오전 방송은 없고 오후 5시에서 11시까지 대략 6시간정도 방송을 내보낸다.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4시간정도 방송을 한다. 일주일에 240여개 프로그램이 방송되는데 대부분 북한 노동당 정책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시와 관련된 내용이다.
장르별로 보면 ‘중소형 발전소’같은 다큐멘터리가 전체 방송분의 19.69%로 가장 많고 다음이 뉴스(17.03%), 영화(14.04%), 노래(12.26%), 드라마(7.53%) 순이다. 이밖에 문화예술 생활정보 스포츠 코미디 버라이어티 대담 시낭송 등 장르가 5%미만으로 편성된다. 오락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는 우리 지상파 방송과 사뭇 다르다. 우리의 TV방송은 NTSC 방식인데 비해 북한은 PAL 방식으로 방송하고 있다.
북한에서 귀순해 요즘 SBS연속극에 출연하고 있는 신영희씨는 “드라마 영화등 방송 내용이 장르 구분없이 주체사상과 관련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방송교류가 남북한의 통일에 미칠 중요성에 비해 이데올로기, 법적·제도적인 차이, 상이한 방송기술 등의 문제로 남북한 방송교류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북한은 우리 방송에 대해 개방을 불허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 방송사는 민간차원에서 방송 교류를 추진 중이다.
KBS가 ‘남북의 창’을 통해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을 일부 편집해 내보내고 있으며 ‘임꺽정’등 북한에서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를 간간히 방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MBC와 SBS가 남북한 연예인들의 평양 합동공연을 방송했고 MBC ‘전원일기’ 제작팀이 27일 방북해 금강산 일대에서 드라마 제작을 하는 것을 비롯해 방송 3사는 프로그램의 북한 현지 제작을 추진하는 초보적인 단계이다.
방송진흥원의 이우승박사는 “남북한의 본격적인 방송교류를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참여한 실무팀을 구성해 보안법등 법적인 문제, 남북한의 상이한 TV방송 방식 극복등 난제를 해결하고 난 뒤 기자 상호파견을 비롯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교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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