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이 따사로운 서울 잠실 경륜장. 경륜 경기를 벌이는 8명의 선수들의 모습이 낯설다. 대역이 아닌 진짜 선수들 틈에서 탤런트 정웅인이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아간다. 이어 MBC 장근수 PD가 외치는 소리.“자연스럽게 출발해!” 50대 여성들은 오늘 무엇으로 사는가를 진지하게 묻는 MBC 새 일일드라마 ‘당신 때문에’(이금림 극본, 장근수 연출) 촬영 현장이다.텔레비전에서 홈드라마 장르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새롭고 감각적인 트렌디 드라마가 홍수를 이루고 1회용 인스턴트 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시트콤의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진중한 문제를 다루는데 홈드라마 만큼 유효한 장르도 없을 것이다.
24일부터 ‘날마다 행복해’ 후속으로 방송되는 MBC 일일 드라마 ‘당신 때문에’는 정통 홈드라마를 표방하며 50대 여성의 삶과 20~30대의 남녀의 삶을 두축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 드라마는 이혼과 사별로 홀로 되는 중년들의 사랑과 재혼 문제를 다룬다. 또한 사회적인 인식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도 다양하게 표출한다.
장근수 PD 기획 의도.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자신의 삶보다는 자식들에게 헌신적이었던 중년층과 가족보다는 자신을 먼저 챙기는 젊은층이 어떻게 갈등을 극복하고 화목을 이뤄가는지를 보여주겠다.”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우선 출연진. SBS ‘순풍 산부인과’에서 부부로 나와 코믹 연기로 주가를 날리던 오지명·선우용녀가 ‘당신 때문에’에선 사돈 사이로 나온다. 특히 1994년 SBS 시트콤 ‘오박사네 사람들’이후 줄곧 시트콤에만 출연했던 오지명이 6년만에 정통 드라마에 나온다.
이밖에 50대 캐릭터로 출연하는 탤런트는 김윤경, 반효정.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젊은 연기자로는 눈빛 연기가 강렬한 정웅인을 비롯, 사극에서 돋보이는 연기를 보이고 있는 임호, 어느 캐릭터도 무난히 소화하는 김정은, 착한 인상이 두드러지는 성현아가 출연한다.
평소 드라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경륜선수, 이벤트업체 직원, 수목원 사장, 금은방 직원, 발레리나 등 다양한 직업군이 소개되는 것도 이 드라마의 짭짤한 재미가 될 것같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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