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국군체육부대.트레이닝복 차림의 50대 중년들이 자못 긴장한 표정으로 정렬했다. 영락없이 아침 약수터의 이웃 아저씨들 모습인 이들은 다름아닌 장군들. 올해부터 처음 실시되는 '장군 체력검정' 대상자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소속 장군 40명(소장 8명·준장 32명)이다.
이들은 펴소 번쩍이는 별 달린 제복의 위엄을 이날만은 팽개친채, 사병들의 '지시'에 따라 합격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첫 종목은 팔굽혀펴기. 대략 2분에 20회 이상이면 합격인데도 대부분 30회를 훨씬 넘기고도 탈진할때까지 비지땀을 흘렸다.
평소같으면 감히 접근도 제대로 못할 사병들이 배가 땅에 닿거나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으면 가차없이 카운트를 중단하는 등 한치의 사정도 봐주지 않았다.
이어 윗몸일으키기도 마찬가지. 2분에 24회 이상만하면 합격인데도 저마다 기록경쟁을 하듯 젖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마지막 오래달리기는 1.5km를 8분 41초이내에 들어오면 합격. 함께 뛰는 종목이라 경쟁이 더욱 가열돼 마치 초등학교 운동회를 연상시켰다. 7분 25초로 골인한 김호경(53)준장은 "나이를 먹으니까 역시 맘대로 안된다"면서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장군으로서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숨을 몰아 쉬었다.
이날 장군들의 체력검정 결과는 '40명 전원 합격'. 체력검정요원으로 참여한 한 사병은 "별들은 역시 체력도 장군급"이라고 감탄스러워 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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