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30·롯데)이 경기도중 심장발작을 일으켜 의식불명에 빠진 것을 계기로 프로야구 구단들의 안이한 선수관리가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지난 해 6월 해태의 김상진이 위암말기 판정을 받아 사망한 후 구단들의 선수관리에 허점이 노출됐으나 임수혁의 사고로 구단들의 무신경이 또한번 드러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상진의 경우 구단이 1년에 한번 실시하는 정기검진이 겉치레식으로만 이뤄지지 않았어도 완쾌할 수 있었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론이었다.
임수혁도 평소 부정맥이 좋지않아 3∼4년전에 치료를 받았고 구단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선수들은 구단이 매 시즌전 지정병원에서 실시하는 정기 건강진단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하다는 게 야구인들의 주장이다. 심전도나 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는 구단은 별로 없고 혈액이나 소변검사만으로 건강진단을 마친다는 게 선수들의 얘기다.
감독을 지냈던 한 야구인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프로야구선수는 6개월동안 거의 쉬지않고 경기를 해야하는데다 스트레스 또한 엄청나다.
때문에 경기중 외상에 의한 사고를 당했을 때는 구단에서 적절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임수혁처럼 불의의 사고에 대해서는 거의 무방비상태이다”고 밝혔다.
또 각 구단들은 명색이 프로팀이면서도 팀닥터를 두고 있지 않다. 물리치료사들로 하여금 선수들의 외상이나 사소한 부상 등을 치료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외상의 경우도 심할 경우에 한해 구단들이 지정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적어도 선수들 개개인이 구단의 소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면 팀마다 선수들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팀닥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도 “지난 해 김상진이 사망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구단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이번 일을 교훈삼아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국내 간판스타중 한 선수는 “부자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그나마 형편이 좋은 편이다. 정기검진도 제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구단들은 선수들의 재활훈련조차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가 재산이라고 외치는 구단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 또다시 임수혁같은 경우가 생길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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