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19일 16대 총선이 끝난 뒤 처음으로 정장차림으로 자민련 모임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낮 여의도 63빌딩 한 음식점에서 열린 자민련 당선자 오찬 모임에 참석, 총선 참패에 따른 소회를 털어놓았다. 총선이후 ‘칩거’와 ‘잠행’을 계속해온 JP가 6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것이다. JP는 며칠동안 마음을 추스렸기 때문인지 그리 어두운 표정은 아니었다.의석이 50석에서 17석으로 줄어 오찬장은 오붓했지만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결속’을 외쳤다. 김명예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사상 최악의 조건을 극복한 여러분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한다”며 “당세가 많이 약화했지만 우리가 잘 분간하면서 총재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면 크게 유용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예총재는 이어 “앞으로 우리 정치가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정치가 우리에 의해 합리적으로 다져질 수 있도록 한 덩어리가 돼 길을 열어 나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우리는 17석이란 안타까운 의석을 얻었지만 여야 구조상 우리가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 법률·정책도 채택될 수 없게 돼 있다”며 “명예총재 중심으로 굳게 뭉치자”고 화답했다. 정진석(鄭鎭碩)당선자도 “당이 어려운 때인 만큼 말보다 행동으로 대동단결하자”고 건배사를 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모임에서는 골프, 구제역 파동 등이 화제에 올랐으나 민주당과의 공조복원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김명예총재를 비롯한 당선자 전원은 29일 골프단합대회를 갖기로 했다. 김명예총재는 16대국회 개원협상이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민주당과의 공조복원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장고를 계속할 것 같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