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에 줄다리기가 예상되면 영수회담은 '청와대 특사'가 한나라당을 찾은 지 불과 50여분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이 영수회담을 공식제의하기 위해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한 것은 19일 오후 3시.한실장은 당사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7층 총재실로 올라가 이회창총재를 만나 "선거운동 때문에 피곤하지 않으시냐"고 안부를 물었다. 한실장은 이어 "대통령께서 담화에서 밝힌 영수회담과 관련, 이총재를 직접 만나 제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방문의 변을 밝혔다.
이총재는 "우리 당도 국정의 여러 문제를 풀기 위해 영수회담이 필요하다고 보고 진지하게 검토중"이라며 수용의사를 밝힌 뒤 "국정의 여러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시후 두 사람은 당직자와 보도진 등을 물리치고 10여분간 비공개 면담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하실장은 "남북정상회담 등 현안이 많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민주당 김옥두 총장과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을 여당측 실무진으로 구성했으니 한나라당도 실무진을 구성, 실무접촉에 나서자"고 요청했다.
이에 이총재는 "시기와 의제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한 후 연락하겠다"고 말했다고 권철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총재는 한실장이 돌아간 후 부총재 및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시기를 논의한 결과 괜히 늦출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24일 낮 12시로 회담 일시를 결정, 청와대에 통보한 후 오후 3시 50분께 이원창 특보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곧이어 청와대에서도 박준영 공보수석이 회담 날짜를 발표했다.
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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