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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13] 시민운동도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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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13] 시민운동도 달라져야

입력
200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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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총선은 지역주의, 금권, 관권, 탈법시비, 저조한 투표율등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선거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단체들의 적극적 운동을 통하여 정치개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선거였다.이중에서도 특히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은 상당수 시민의 호응을 도출하여 적지 않은 기성정치인을 퇴출시킴으로써 이번 선거를 과거 선거와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분명 시민운동에 대한 정치권의 감수성을 예민하게 만들 것이고, 이에 비례하여 시민단체의 정치운동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는 정치권이 독주해온 우리 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시민운동이 정치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하여는 몇가지 사항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첫째, 총선시민연대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제한된 기준에 의거하여 문제있는 후보자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고자 하는 네거티브(Negative)운동으로서의 한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부패·무능한 정치인의 제거 없이 정치발전이 곤란하다는 점과 운동의 실천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운동은 의미있고 불가피한 것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운동이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냉소주의를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평가기준에 의거하여 유능하고 청렴한 정치인의 발굴을 위한 적극적 노력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선거기간 중 유권자의 관심과 언론의 조명을 받은 낙천·낙선운동의 뒤안길에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공명선거나 정책캠페인에 주력한 공선협, 시민단체협의회 소속단체들의 운동에 대하여도 균형적 관심이 기울여져야 한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이 목적중심인 데 비하여 이들의 운동은 과정중심의 운동이라 할 수 있는데, 목적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한 것이라면 양자에 대한 균형있는 관심과 격려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는 연대운동 뿐아니라 개별 시민단체의 전문분야별 운동을 통한 시민운동의 다양화와 심화도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이제부터 시민단체는 당선자 및 소속정당의 공약이행상태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거짓공약의 남발을 막고, 향후 선거가 정책선거로 이행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서 중요하다.

나아가 시민단체는 건전한 여론형성과 정치발전을 위하여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민주화 및 지역파당정치등의 고질적 문제는 해소되지 못했다. 진보적 입장에 대한 과소관심, 선거법의 과도한 제약도 문제로 남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지역 이념 계층을 아우르는 진정한 민주적 정치개혁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운동역량을 모아야 한다.

끝으로, 시민단체의 정치개혁노력이 결실을 얻기 위하여는 국민적 각성과 지지, 정치권의 반성과 자발적인 정치개혁노력, 시민운동에 대한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부정·불법으로 당선된 자들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사법부는 선거 초기에 천명한 국민과의 약속을 환기시키지 않더라도 우리 정치의 미래가 사법부의 현명한 결단에 달려 있다는 점을 직시하여야만 한다.

이승종(李勝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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