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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뭄 근본대책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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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뭄 근본대책 급해졌다

입력
200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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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가 목마르다. 몇달동안 비다운 비가 오지 않은 올 봄은 평균 강수량으로 따져 10년래의 가뭄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남쪽에는 ‘30년래 최악’이라는 곡창지대도 있다. 18일 밤부터 일부지역에 비가 왔다고는 하지만 해갈은 커녕, 잠시 흙먼지를 잠재우기에도 부족하다.고지대와 도서지방 식수난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농사에의 타격은 날로 커져가는데, 당국은 비상대책 마련에 무신경한 것 같다. 아직 물 걱정을 모르는 일부 지역에선 남쪽의 식수난과 농사피해가 남의 나라 이야기인듯 물을 펑펑 낭비하고 있다. 범국민적 비상대책과 절수운동이 절실하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의 강수량은 평균 87.5㎜로 평년의 49%, 지난해의 38.6%에 불과하다. 서울지역의 경우 3월 이후 강수량이 9.5㎜ 밖에 안돼 관측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영·호남 일부지역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의 30%를 밑돈다.

이런 기록적 가뭄으로 남·서해 도서지방 주민들은 격일제 급수로 고통을 당하기 시작한 지 오래고, 생활용수 부족으로 세탁기와 보일러를 돌리지 못하는 곳도 많다. 평야지방에서도 보리 마늘 양파 같은 밭작물의 잎마름 현상이 심해지고, 담배 과수 원예작물 등의 피해도 갈수록 불어난다.

하천이 말라붙고 댐 수위가 내려가 닥쳐올 논농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재 전국 댐의 저수량은 3억톤을 약간 넘는 정도여서 예년 이맘 때에 비해 10억톤이 부족하다. 이대로 가면 못자리 설치와 모내기에 장애가 생길 것이 분명하다.

관계 당국과 각 지자체들은 영농준비와 식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가뭄대책을 서둘러야겠다. 관개시설이 잘 되어 있어 옛날처럼 가뭄피해가 크지 않다고 하나, 하늘만 쳐다보는 영농 현장은 아직도 많다.

양수기 발동기 같은 한해대책 장비를 충분히 확보해 두고, 다음 단계에 대비해 지하수 관정개발 준비도 미리 해두도록 독려해야 한다.

영동지역 산불 비상사태 때 중앙의 유관부처와 지방의 관련기구들이 따로따로 움직인 극도의 비능률 사례를 교훈삼아 관련기관들간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무엇보다 급하다. 평시의 예방과 유사시 대처에 충분한 사전준비가 되어 있어 산불피해를 모면한 양양군의 사례를 본받아, 가뭄 피해에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도시 주민을 비롯한 국민 모두는 이번 가뭄을 국민적 단합과 동참이 필요한 천재지변으로 인식해야 한다. 물 부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는 자세로 물 절약운동을 실천하고 소비를 자제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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