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급락세를 연출했던 거래소시장이 하루만에 급등세로 반전했다.그러나 코스닥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로 반등에 실패했다.
18일 거래소시장은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주가가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는 사실이 재료로 작용하면서 전날보다 39.58포인트가 오른 747.30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은 폭락세는 진정됐지만 하락세가 이어져 전날보다 6.55포인트 떨어진 166.9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개장과 함께 3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출발해 한때 60포인트 넘는 폭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들의 집중적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상승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후장들어 개인들과 외국인들의 매수로 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외국인들은 나흘만에 74억원의 순매수로 반전했다.
코스닥시장은 개장 직후 10포인트 이상 반등했지만 투신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탄력을 잃었다. 반등실패에 대한 실망매물도 쏟아지면서 낙폭도 확대됐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들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3,723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545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신권의 이같은 매도는 정부의 주식매입 주문에 대비, 미리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날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미국 증시 반등과 낙폭과대가 주요인. 정부의 증시안정화대책은 시장안정화 천명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 효과는 있었지만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날 증시부양책에 대해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연기금 투입의 경우 연기금 재원의 성격상 인위적으로 주식 매입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아 현실성이 적다. 또한 투신사에 대한 뮤추얼펀드 판매허용 등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이며 코스닥에서의 유상증자물량 자율조절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코스닥 기업 대주주 지분 처분 제한이 새로운 방안이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정부의 이날 증시부양책은 립서비스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에서 벗어나려면 투신권에 대한 매수여력을 확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2차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구조적인 증시 체질개선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미국 증시라는 외생변수와의 동조화 현상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외풍(外風)이 우리 증시를 좌우하게 된다.
증시전문가들은 거래소시장은 당분간 700-800의 박스권 횡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전망은 이보다 어두운데 올들어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한 150선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들이 반등했다고 하나 현금창출능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따라서 코스닥 기업중에서도 수익모델을 둘러싼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또한차례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