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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화 다시보기] 공연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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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화 다시보기] 공연예술

입력
200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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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공연예술은 원칙적으로 당에 복무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역량, 특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내려는 피와 땀을 읽어내야 한다.통일이 되면 남한의 음악도들은 평양음악무용대학으로 유학을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북한의 음악교육과 수준은 그만큼 훌륭하다고 한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87-91년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유학한 지휘자 박태영(38·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씨는 “평양의 국립교향악단 수준은 남한이나 일본의 어느 오케스트라보다 훨씬 높다”고 전한다. 전설적인 거장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던 시절의 레닌그라드필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는 것. 철저한 엘리트 교육과 군대식 강훈련 덕분이다. ‘빨간’ 음악만 하는 게 아니고, 고전에서 현대까지 서양 클래식의 일반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북한 예술은 당의 정책과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도구다. ‘주체사상’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예술양식을 만들어냈다. ‘피바다’ ‘꽃파는 처녀’ 등의 혁명가극이 대표적이다. 혁명가극은 음악·연극·무용이 동등하게 결합된 일종의 북한식 오페라로, 작품의 완성도나 무대기술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 지역 서도민요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민족가극’도 북한이 자랑하는 예술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연구소는 ‘남북한 음악극 춘향전 비교 연구’라는 연구서에서 춘향전을 다룬 남북한 음악극(오페라, 창극, 민족가극 등) 가운데 북한의 민족가극 ‘춘향전’이 가장 낫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음악적 성과로 국악기 개량을 뺄 수 없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국악기 개량에 착수, 서양식 평균율에 맞춰 음역을 넓히고 음량을 키웠다. 전통악기 공후를 개량해 만든 ‘옥류금’은 1990년 서울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 선보여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북한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개량 국악기와 양악기를 함께 쓰는 이른바 ‘주체적 관현악 편성’을 취하고 있다. 남한의 국악기 개량이 지지부진한 데 비춰볼 때 북한으로부터 배울 게 많다.

한편 북한 무용은 서양 발레처럼 기본동작을 체계화했으며, 특히 그들의 선전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무용표기법을 완성, 이를 위한 무용 표기 타자기도 개발했다.

북한의 연극은 혁명연극, 혁명가극, 음악무용서사시극 등으로 크게 나뉜다. 1987년 주체사상에 의해 창조된 혁명연극 ‘성황당’. 가장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연극의 기치를 내걸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인간의 자주성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의 전형 창조, 무대 상황이 관객들에게 현실을 보는 것 같은 입체성 등 그들의 연극 원칙이 모범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1971년작 ‘피바다’는 북한 최고의 혁명가극. 후속작인 ‘당의 참된 딸’ ‘꽃파는 처녀’ ‘밀림아, 이야기하라’ ‘금강산의 노래’ 등은 북한의 5대 혁명가극으로 불린다.

/장병욱·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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