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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세요/누가 월드컵을 훔쳤나 등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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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월드컵을 훔쳤나 /데이비드 옐롭 지음‘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로 추앙받는 축구. 펠레와 마라도나, 플라티니, 베켄바워 등 무수한 스타들이 명멸해간 월드컵 역사는 과연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이 아름답게 조화된 제전이었을까? 1984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신의 이름으로’의 작가인 데이비드 옐롭은 이에 대해 분명한 결론을 내린다.

FIFA는 오로지 상업성에 의해 좌우되는 영리단체이며, FIFA를 타락시킨 장본인은 74년 취임해 무려 24년동안 권좌에 있었던 후안 아벨란제 전FIFA회장이라고. 아벨란제와의 인터뷰와 각종 증언을 통해 그의 독선과 부패상, 다국적기업 아디다스와의 뒷거래 등을 파헤쳤다.

아벨란제가 축구영웅 펠레와 마라도나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싸고 정몽준부회장과는 어떤 물밑싸움을 벌였는지도 흥미롭게 다뤘다. 하지만 증빙자료의 부족과 추측의 과잉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것이 안타깝다. 이창식 옮김. 창조집단 시빌구. 9,500원.

■디지털 시대의 아시아 경제 /오마에 겐이치 지음

미국 MIT 공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세계적인 컨설턴트회사인 맥킨지에서 10여년동안 활동한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1994년 영국의 유력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피터 드러커와 함께 ‘전세계 5명의 사상적 지도자’로 선정한 그가 미국 경제의 침몰 시나리오를 밝혔다.

저자는 우선 최근 미국 증시 동향에 주목한다. 거품경기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금융시장의 붕괴와 거품 해소, 파국의 디플레이션. 이것이 첫번째 시나리오이다. 두번째는 달러와 유럽의 단일통화인 유로 사이에서 펼쳐지는 ‘애틀랜틱 전쟁’의 패전 시나리오. 지금은 유로의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지만 유로가 시장에서 본격 유통되는 2002년 1월부터는 ‘유로의 대공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98년 한국에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준 것은 미국 시티은행의 부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우제열 옮김. 느낌이 있는 나무. 7,500원.

■한옥의 고향 /김대벽 사진, 신영훈 글

시골집 대문 문지방은 대개 곧은 나무 대신 아래로 휘어진 굽은 목재를 사용한다. 드나드는 사람들 발길에 채이지 않게 하려는 의도다. 앉은뱅이 굴뚝이라는 것도 있다. 높이가 매우 낮아 연기가 온통 마당으로 퍼지기 일쑤이다. 하지만 이 연기때문에 여름 밤에도 풀벌레와 모기가 덤비지 않고 거미줄도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연 누가 알까. 전통 한옥에 숨겨진 정다운 속 이야기를 문화재관리국 전문위원을 역임한 신영훈씨가 쓰고,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인 김대벽씨가 사진에 담았다.

문패 마굿간 중대문 아궁이 외양간 등 한옥 본체에 대한 근경(近景)은 물론, 마을 어귀의 나뭇단과 정자나무, 원두막 등 원경(遠景)까지 다뤘다. ‘아궁이를 설치한 벽체는 하얗고, 아궁이에 가득 지핀 장작은 빨갛고, 소나무의 그을음은 벽을 검게 핥으며 지나가고…. 흰색 피부를 가진 성숙한 여인의 성기 모습이 아닌가’. 이 책 ‘아궁이의 정서’에 나온 구절이다. 대원사. 1만 5,000원.

■사상으로 읽는 삼국지 /야마구치 히사카즈 지음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의 영웅들을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사상을 근거로 새롭게 조망했다. 오사카시립대 문학부교수인 저자는 우선 3세기 후한말 삼국시대를, 유교가 관리 등용문의 지름길로 변질되고 실리보다는 대의명분만을 고집했던 시대로 규정한다. 이같은 유교사회에 대해 반역을 꾀한 인물이 바로 조조다.

조조를 지배한 것은 냉철한 합리주의에 기초한 법가적 이념. 이에 비해 유비는 시대가 낳은 최대의 위선자였다. 언제나 인의(仁義)를 말하지만 그는 결국 형주를 차지하고 익주를 탈취했다. 그러면 제갈공명은? 저자는 그를 군웅할거시대에 자신이 모실 군주를 스스로 선택, 자신의 포부를 펼친 합리적인 마키아벨리스트로 평가한다. ‘시경’ ‘후한서’ ‘진서’등 중국 고서들을 넘나들며 자신의 주장을 펴는 저자의 혜안과 필력이 돋보인다. 전종훈 옮김. 이학사. 8,500원.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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