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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폭락장… 우리 내부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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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폭락장… 우리 내부도 보라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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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대폭락이 국내 증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우려했던 것이 실제 상황이 된 것이다. 17일 국내 거래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앞으로의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커지면서 대폭락, ‘블랙 먼데이’ 현상까지 보였다.이날 증시는 사상 최대의 폭락세로 출발, 증시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걸렸다. 선물시장도 동시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증시가 준(準) 공황 상황에 빠진 것이다.

정부는 16일 청와대에서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연 데 이어 17일에는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이 기자 간담회 등을 갖고 대응방안을 밝혔다. 인위적인 주가부양은 하지않되 시장의 인프라 개혁과 수요기반 확충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 경제는 미국과 달리 성장전망이 매우 밝고 인플레 징후도 없으며 국제수지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같은 분석이 환란전의 ‘펀더멘털론’같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문제는 증시 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증시 규모 자체가 커진데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전체의 20%(80조원)를 넘고 있어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예전과는 다른 고도의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이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세계 증시의 동조화 현상은 불가피한 것이고, 국내 증시의 대폭락도 이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증시의 내부 문제는 없는 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미국 증시의 폭락 못지않게 총선 이후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구조개혁 추진의 부진, 인플레 걱정, 머니게임장으로 변질한 코스닥 시장, 수급상의 문제 등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한 증시는 대폭락의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가 어려워진다. 동조화 현상의 지나침만을 탓해서는 국내 증시의 질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동조화 현상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도 과제다. 여기에는 일차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이 중요하다. 이 재경부장관도 강조했듯, 기관투자자들은 시장안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일반투자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 폭락에 따른 우리 수출의 둔화 가능성과 환율 문제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번 대폭락을 증시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도록 주가의 거품을 걷어내고 증시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드는 것은 결국 투자자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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