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찾는 우리 나무/서민환·이유미 지음춤추는 물고기/김익수 지음
게으른 작가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저 이름 모를 우리의 친근한 나무들. 우리와 함께 수 천년을 살아오지 않았던가’. 잘난 체 하는 작가들은 또 이렇게 쓴다. ‘지금도 선연한 내 고향 뒷산에 있던 나무들. 붓순나무, 조팝나무, 홍가시나무, 윤노리나무…. 그리고 개울에서 지천으로 뛰어놀던 금강모치며 버들치, 어름치, 둑중개 같은 물고기들’.
두 유형의 작가들 모두 읽는 사람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이미지나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매 한가지다. 우리 가까이 있는 나무나 물고기라도 우리가 그 이름을 정확히 불러줄 때에야 비로서 우리곁으로 한 걸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쉽게 찾는 우리 나무’(전 4권, 현암사)와 ‘춤추는 물고기’(다른 세상)는 이처럼 이 땅에 사는 무명씨의 나무와 물고기에 대해 따뜻한 애정을 갖고 쓴 책이다.
서민환(국립환경연구소 연구원) 이유미(국립수목원 연구원) 부부가 공동집필한 ‘쉽게 찾는 우리 나무’는 산과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총 600여종의 나무를 계절과 꽃 색깔에 따라 분류했다.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봤을 때의 모습과 꽃과 열매의 모양, 개화시기, 꼭 알아야 할 생태적인 특징 등을 1,600여장의 사진에 담았다.
벚나무나 단풍나무, 개나리, 진달래 등 친근한 나무는 그동안 몰랐던 열매의 모습을 알 수 있고, 고로쇠나무나 너도밤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등 이름은 들어봤지만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나무는 꽃 색깔에 따라 찾아볼 수 있다. 처음 보는 나무는 아예 처음부터 책에 나오는 꽃 색깔과 멀리서 봤을 때의 모습 등을 참조해서 찾아보면 된다.
‘춤추는 물고기’는 영화 ‘쉬리’는 재미있게 봤으면서도 진짜 쉬리라는 물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등지느러미를 똑바로 세운 쉬리가 여울각시, 연애각시, 여울치, 딸치 등 여러 예쁜 이름으로 불리고, 몸길이(10-13㎝)에 비해 힘이 매우 좋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쉬리’에 나왔던 영화배우 최민식이 어느 시상식장에서 폄하한 일명 ‘빠가사리’는 어떤 물고기일까. 정식 이름은 배가사리. 8-14㎝에 달하는 몸매는 쉬리보다 못났지만 등지느러미는 표범 무늬처럼 매우 화사해 쉬리보다 훨씬 멋있어 보인다. 전북대 생물학과 교수이자 한국동물분류학회 회장인 저자 김익수씨는 이처럼 우리 계곡과 하천, 연못에 사는 민물고기 126종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서식지별로 분류한 그 세계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는 물론, 붕어 잉어 꺽지 쏘가리 줄납자루 감돌고기 등이 뛰놀고 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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