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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대폭락/'살얼음' 美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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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대폭락/'살얼음' 美월가

입력
200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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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장의 진원지인 미 월가는 17일(현지시간) 살얼음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서울, 도쿄를 시작으로 런던 등 유럽을 거쳐온 전 세계 증시의 붕괴 도미노 현상이 이날 뉴욕증시의 ‘성적표’여하에 따라 강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노라하는 분석가들조차 이날 시장이 갖는 파괴력때문에 전망조차 꺼리는 상황이다.다만 그동안 ‘실현되지 않은 악재’로만 여겨졌던 인플레 압력이 3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이후 현실화하면서 본격적인 차별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거품론’의 주범이었던 첨단 기술주에 대한 경계심리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알타비스타’가 주식폭락 여파로 기업공개(IPO)를 미룬 것이 단적인 예이다. 대표 인터넷업체인 야후, 라이코스 등과 거의 같은 네임 밸류를 가진 알타비스타조차 숨직이는 장세가 현재 시장을 둘러싼 긴장감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뉴욕의 한 자산관리업체는 “주가폭락이 매수시점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심리는 사라지고 대신 조금이라도 반등하면 팔아버리겠다는 약세장 심리가 팽배해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9,500선, 3,000선을 다우와 나스닥의 바닥선으로 보고, 반발매수세가 형성될 것으로 점치는 분석가들도 적지 않다. 이미 지난주 폭락으로 나스닥은 올해 18%, 다우지수는 10.4% 하락한 상태. 이 정도면 거품론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더들리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자 물가지수에 대해 필요이상의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유가인상과 교통비 등을 제외하면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폴 크루그먼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16일 ‘골디락(Goldilocks)과 불황’이라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주가하락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경제가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또 규모도 크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절박감은 크지 않다”고 낙관했다.

즉, 시장상황은 좋지 않지만 경제는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패닉현상’만 피한다면 미 증시는 다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전세계 폭락장세를 촉발시켰던 미 뉴욕증시가 다시 성장세를 이끌 ‘증시 해결사’로 재도약할 수 있을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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