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구마모토(熊本)현 지사 보궐선거에서 시오타니 요시코(潮谷義子·61·사진) 전 부지사가 당선, 일본에 두번째 여성 지사가 탄생했다.자민·공명당의 추천을 받은 시오타니 후보는 46만 8,155표를 획득, 민주·자유·사민당이 추천한 우오즈미 히로히데(魚住汎英·60) 후보와 공산당 후보 등 남성 후보 2명을 따돌렸다.
자민·공명 양당의 탄탄한 조직 기반이 있었지만 남성 위주의 전통이 워낙 강한 지역이어서 여성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구마모토현의 30여개 여성단체는 지지 정당을 초월한 풀뿌리 집회를 수시로 열었고 주부에서 지방의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여성 유권자들이 자원봉사자로 움직였다.
일본 여성계의 환영은 물론이지만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정권 출범 이후 최초로 연립 여당과 야당이 맞붙은 선거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자민당 지도부의 환호도 대단하다.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관방장관은 “자민·공명당이 일치 단결해 가져 온 결과”라며 “다가오는 총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가(佐賀)시 출신인 그는 복지 외길을 걸어 왔다. 일본사회사업대학 졸업후 사가·오이타(大分)현의 지방공무원으로 약 10년간 생활보호대상자와 장애자 복지를 담당했다.
1972년부터 구마모토시의 사회복지법인 자애원(慈愛園)의 유아원(乳兒園)에서 일했으며 1984년부터 자애원 원장으로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과 장애아를 보살펴 왔다.
전임 후쿠시마 조지(福島讓二) 지사가 지난해 그를 부지사로 전격 기용한 것도 오랜 복지 활동 경력을 높이 평가한 때문이었다.
오타 후사에(太田房江) 오사카(大阪) 지사 등 여성 부지사는 그동안에도 있었지만 민간 출신 여성 부지사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부지사 취임으로 자애원은 남편(60)이 맡았고 세 아들도 모두 복지관계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복지가족’이다.
150㎝의 작은 키에 가냘픈 인상의 그는 당선 직후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참된 복지행정’을 약속했다. 또 오타 지사와의 통화에서는 “남성 지사에 지지않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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